강원대와 충북대의 의대 정원 증원 규모가 각각 39명으로 가장 컸다. 최상위권 의대로 분류되는 성균관대와 울산대의 증원 규모는 각각 3명과 5명에 그쳤다. 이번 의대 증원분은 모두 지역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해야 하는 ‘지역의사전형’으로 선발돼 지역의료 공백을 메우게 된다.
교육부는 ‘2027~2031학년도 의대 정원 배정안’을 전국 40개 의대에 사전 통지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에 정원이 늘어나는 대학은 서울 소재 대학 8개를 제외한 총 32개다. 교육부는 의사 인력 양성 규모 확정 이후 의대정원배정위원회를 구성해 대학별 정원 조정을 추진해왔다.
대학별로 보면 강원대와 충북대의 증원 폭이 가장 컸다. 두 대학은 2027학년도에 각각 39명씩 늘어나 정원이 88명이 되고, 2028~2031학년도에는 49명씩 증가해 총 98명으로 확대된다. 이어 부산대·전남대가 각 31명, 제주대 28명, 경북대 26명, 경상국립대 22명, 전북대 21명 등의 순으로 증원 규모가 컸다. 반면 최상위권 의대로 꼽히는 성균관대와 울산대는 각각 3명, 5명 증가에 그쳤고 아주대 6명, 가천대 7명, 인하대 6명 등 수도권 대학들의 증원 폭도 제한적이었다.
이 같은 차이는 정부의 배정 원칙에서 비롯됐다. 교육부는 국립대와 소규모 의대에 우선적으로 정원을 배분했고 지역 내 의료 인력 양성이라는 정책 취지를 고려해 실습 병원이 실제로 해당 지역에 있는지 여부도 반영했다. 지역 의대라도 실습 병원이 서울에 있는 경우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았다. 순천향대가 18명, 한림대가 7명, 건국대 글로컬캠퍼스가 7명 증원에 그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미란 교육부 의대교육지원관은 “증원분을 국립대에 먼저 주고 소규모 의대에도 적정 규모의 정원이 확보돼야 한다는 보건복지부의 배정 방향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이 97명으로 가장 많이 늘어 전체 증원 인원(490명)의 20%에 달했다. 대구·경북과 대전·충남이 각각 72명, 강원 63명, 광주 50명, 충북 46명, 전북 38명, 제주 28명 순이었다. 반면 인천·경기 지역은 24명 증가에 그쳐 가장 적었다. 수도권은 수험생 선호가 높은 지역임에도 증원 폭이 작아 입시 경쟁은 오히려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입시 업계에서는 지방 출신 상위권 학생을 중심으로 지역 의대를 겨냥한 ‘N수’ 도전이 늘어나는 한편 지역의사전형을 노린 ‘조기 지방 유학’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7학년도 지방 일반고 고3 재학생은 16만 9541명으로 전년보다 3.9% 줄어드는 반면 지방 의대 정원은 490명 늘어나 의대 합격선이 다소 내려갈 수 있다. 특히 지방에서 중고교를 졸업한 서울권 최상위권 이공계 대학 재학생들이 지역의사전형에 대거 도전할 경우 지방 의대 합격자의 상당수가 N수생으로 채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나아가 중학교나 고등학교 단계부터 지역의사전형 자격을 확보하려는 ‘조기 지방 유학’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 역시 제기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도권 학생들의 의대 진학은 현행 입시 시스템하에서는 매우 어려운 구도라는 점에서 전략적으로 지방으로 이주해 해당 지역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지역 의대에 지원하는 전략을 고려해볼 수 있다”며 “반수를 통한 의대 재진입 학생이 늘어나고 이공계열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중도 탈락 사례 또한 많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결국 이번 의대 정원 배정은 단순한 증원에 그치지 않고 국립대 중심의 지역의료 인력 재배치와 입시 구조 변화까지 동시에 촉발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다만 배정안은 각 대학의 의견 제출과 이의신청 절차를 거쳐 4월 최종 확정되며 이후 학칙 개정과 대입 전형 변경을 마치면 2027학년도 입시에 본격 반영된다.
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신서희 기자 sh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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