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6학년도 법학전문대학원 공동입학설명회에서 수험생들이 상담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
사법시험 일부 부활 가능성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청와대는 관련 보도를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법조계와 학계에서는 제도 개편 논의 필요성을 둘러싼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백원기 대한법학교수회장(인천대 법대 명예학장)은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로스쿨 제도의 경제적 장벽을 언급하며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그는 과거 사법시험 폐지 반대 활동을 언급하며 “이런 주장을 한 건 로스쿨 제도가 생기고 나서부터니까 10년도 넘었다”며 “10년 전에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도 했다”고 말했다.
백 회장은 로스쿨 준비 학생이 줄어드는 현상도 짚었다. 그는 “처음에는 로스쿨 제도가 도입되고 로스쿨 반을 만들고 사법시험이 병행됐기 때문에 8년 동안 병행해서 운영했다”며 “그런데 점점 로스쿨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합격률도 낮아지고 경쟁이 심하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로스쿨 학비 부담도 언급했다. 백 회장은 “로스쿨 학비는 최소 500만 원에서 천만 원까지의 범주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 학기에 그렇다”고 말했다. 장학금 제도에 대해서는 “장학금을 받는 혜택은 일부 학생들이고 수혜를 받는 학생들이 많지도 않다”며 “로스쿨 학생들의 50%에 육박하는 학생들이 고소득층”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 언론은 청와대가 로스쿨 제도와 별도로 사법시험을 통해 연간 50~150명의 법조인을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관련 계획을 조만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즉각 이를 부인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공지를 통해 “언론에 보도된 ‘사법시험 부활’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제도 개편 논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광주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일정 부분 공감한다”고 답하며 “현행 로스쿨 제도는 법조인 양성 루트로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로스쿨 제도가 이미 장기간 정착됐으니 이를 폐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실력이 되면 로스쿨을 나오지 않아도 검증을 통해 변호사 자격을 줄 수 있는 것 아닌가. 검토나 한번 해보시죠”라고 언급했다.
백 회장은 이러한 상황을 언급하며 실제 사법고시 부활 검토가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는 인식을 밝혔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작년 6월에 검토를 정책실장에게 지시하고 정책실장이 민정수석에게 전달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공개석상에서 ‘검토하겠다’고 약속했으니 검토하고 있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토의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그 사실이 유출됐기 때문에 당장은 부인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한법학교수회가 제시한 ‘신사법시험’ 구상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백 회장은 “판·검사는 공직 사법관으로 국가의 기소와 재판을 담당하는 공직이고 변호사는 자유직”이라며 “변호사가 되고 싶은 사람들은 의사나 약사처럼 인원 제한 없이 일정한 자격이 되면 자격을 주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관은 국가의 권력을 대행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엄정한 잣대로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판·검사와 변호사의 경계를 줄이는 ‘법조일원화’ 흐름에 대해서는 한국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그건 미국 영미법계의 이야기”라며 “우리는 대륙법계 국가로 법학을 이론적으로 공부한 다음 실무 수습을 하고 시험을 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 로스쿨 교육 방식에 대해 “법학을 이론과 실무를 3년간 마칠 수 없다”며 “다른 학문을 전공하고 3년 동안 이론과 실무를 다 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사법시험 준비 비용과 관련해서는 로스쿨 체계의 부담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원비가 사법시험 준비하는 것보다 두세 배 더 든다”며 “시험 자체가 준비도 어렵고 시험이 어려워 사법시험보다 더 어렵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지 못할 경우 진로 선택이 제한되는 ‘오탈자 제도’도 문제로 짚었다. 그는 “로스쿨을 졸업하고 합격을 못하면 다른 직종에 접근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사법시험 부활 시 로스쿨과의 병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병행이 당연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도 베이비 바 시스템을 두고 있고 일본도 로스쿨과 함께 예비시험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며 “우리는 로스쿨 제도를 설계할 때 학부를 없애고 로스쿨만 하게 한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투데이/기정아 기자 (kk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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