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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호르무즈 운항 재개 계획, 보험업계 현실과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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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AI 일러스트=권지언 기자]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이란과의 분쟁으로 꽉 막힌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를 뚫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꺼내 든 대규모 해상 보험 지원 카드가 글로벌 보험 시장의 현실적 벽에 부딪혀 삐걱대고 있다.

1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웠던 당초 직접 보험 제공 계획은 시장 구조의 한계로 인해 재보험 방식으로 궤도를 수정했으며, 정작 해협을 건너야 할 선주들은 보험 여부보다 '선원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운항을 재개할 수 없다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 '미국 우선주의'의 한계…재보험으로 우회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에너지 공급망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장하겠다며, 미국국제개발금융공사(DFC)를 통해 200억 달러 규모의 해상 정치적 위험 보험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보험사들이 주도하는 이른바 '미국 우선'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구상은 즉각 글로벌 해상 보험 생태계와 충돌했다. 해상 전쟁 위험 보험은 전통적으로 영국 런던의 로이즈(Lloyd's of London) 시장을 중심으로 외국 보험사들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 중개회사 맥길 앤드 파트너스의 데이비드 스미스 해상 부문 책임자는 "전쟁 위험 보험 시장은 이미 거대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미국 보험사가 그 중심에 자리 잡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지적했다.

결국 현실성 논란이 일자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주 계획을 대폭 수정했다.

DFC는 직접 보험 대신 미국 보험사 처브(Chubb)를 전면에 내세운 '재보험' 형태로 방향을 틀었다. 미국 보험사들이 낯선 글로벌 위험을 직접 인수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를 우회하기 위한 조치다.

또한 '모든 선박'을 보장하겠다는 초기의 호언장담과 달리, 특정 기준을 충족하는 선박에만 연방 재보험을 적용하기로 방침을 축소했다.

◆ 선주들 "핵심은 보험 아닌 선원 안전"

계획이 수정됐음에도 불구하고 호르무즈 해협의 병목 현상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현재 이란의 공격을 피해 해협 진입을 대기 중인 선박만 1000척 이상에 달한다.

해운업계는 보험 안전망 확충이 선박 운항 중단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운영하는 캐피털 클린 에너지 캐리어스의 제리 칼로지라토스 최고경영자(CEO)는 "진짜 문제는 선박 손해에 대한 재정적 보상이 아니라 우리 선원들의 목숨과 안전"이라고 일축했다.

실제로 로이즈 시장에서는 이미 해당 지역 선박을 위한 보험 가입이 가능하지만 선주들이 스스로 항해를 포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보험 브로커 마쉬(Marsh)의 마커스 베이커 책임자는 "안전망이 시행되더라도 실질적인 미 해군의 호위 지원 없이는 운항 재개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 치솟은 해상 보험료 억제 효과는 기대

다만 업계는 군사적 호위 등 물리적 안전이 담보된다는 전제하에,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200억 달러 규모 개입이 치솟는 보험료를 안정시키는 데는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의 보험료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브로커들에 따르면 평시 선박 가치의 0.25% 수준이던 걸프 지역 보험료는 현재 1~2%까지 급등했다. 특히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연관된 선박은 최고 수준의 할증을 적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 연방 프로그램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함으로써 극단적인 보험료 상승을 억제하는 완충장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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