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약진한 신생 정당 ‘팀미라이’의 안노 다카히로 대표가 10일 도쿄 참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의 뒤로 이번 선거에 출마한 소속 후보들의 포스터가 보인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분열과 비방의 정치를 하지 않는다’는 자세를 유권자들이 좋게 평가한 것 같다.”
일본의 신생 정당 ‘팀미라이’(미라이는 일본어로 미래란 뜻)의 안노 다카히로(安野貴博·36) 대표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도 냉정하게 토론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팀미라이는 창당 9개월 만에 치른 지난달 중의원(하원) 선거(총선)에서 기존 0석에서 새로 11석(전체 465석)을 확보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선거가 치러진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일본 정계에선 아직도 팀미라이의 약진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말 요미우리신문이 진행한 여론조사에선 야당 가운데 지지율 1위도 기록했다. 그만큼 팀미라이를 통한 일본의 정치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이다.
안노 대표는 세습 정치가 일반적인 일본 정계에서 ‘이단아’다. 도쿄대 공학부를 나온 그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대표, SF소설가를 거쳐 30대에 야당 대표가 됐다. 10일 도쿄 참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는 처음이다.
―이력이 특이하다. 정치를 왜 시작했나.
“원래 정치인이 꿈은 아니었다. AI, 소프트웨어 등을 잘 활용하면 민주주의를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생각해 2024년 도쿄도지사 선거에 처음 출마했다. 제 이력은 다양해 보이지만 결국 ‘기술을 통해 미래를 구상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는 지난해 참의원(상원) 선거 때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창당 두 달 만의 일이었다. 당시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유권자의 질문에 24시간 답하는 ‘AI 안노’를 등장시켜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선거 때 AI를 활용해 유권자들의 질문을 받은 게 큰 주목을 받았다.
“유세 중 2만5000건의 질문에 AI로 답변했다. 제가 직접 답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AI 답변 중에는 일부 틀리거나 부정확한 것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일부 오류 문제보다는 유권자가 질문하고 싶을 때 묻고 답을 받는 가치가 더 크다고 본다.”
―지난달 총선에선 자민당의 기록적인 압승 상황에서도 팀미라이가 약진했다.
“원래 5석이 목표였는데 두 배 이상인 비례 11석(득표율 6.7%)을 얻었다. 소비세 감세 정책을 유일하게 반대한 게 차별화를 이룬 것 같다. 또한 지난해 5월 창당 이후 누군가를 끌어내린다거나, 분열을 부추긴다거나, 어떤 식으로 단정 지어 버리는 것에 대해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런 자세가 인정받은 것 같다.”
지난달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약진한 신생 정당 ‘팀미라이’의 안노 다카히로 대표가 10일 도쿄 참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지지층은 누군가.
“30∼50대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지지가 두텁다. 우리 당은 ‘미래’를 강조하는데, 가장 중요한 투자는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이고, 그것은 바로 육아, 교육 정책이다. 이에 ‘육아 감세’ 정책이 필요하다. 출생한 아이의 수에 따라 부모의 소득세를 일정 비율로 감세하는 것이다. 지금 저출산 정책은 복지적인 성격이 강하다. 더 적극적인 저출산 대책이 필요하다.”
―이념 관련 질문에 ‘좌도 우도 아닌 미래를 지향한다’고 말해 왔다. 어떤 미래를 지향하고 있나.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사람은 희망을 가지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활동적으로 변한다. 그런 도전이 이어지면 결국 세상이 더 좋아지고, 미래도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 긍정적인 선순환과 피드백 구조가 만들어지는 미래를 만들고 싶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경제와 정치를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본다. 경제 부문에선 인구 감소 시대에 혁신을 계속 일으켜 경제 성장을 이뤄야 한다. 물론 기술 혁신이 중심이 될 것이다. 또한 정치의 업그레이드도 필요하다. 자신의 목소리가 실제 정치에 전달되지 않는다면 사람은 희망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AI 등 새로운 기술이 정치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안노 대표는 2019년 등단해 입상 경험도 있는 SF 소설가이기도 하다. 그는 “서울과 대구 등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고 했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영화 ‘기생충’과 ‘부산행’ 등을 인상 깊게 봤다고도 했다. 또 “한국 좀비물의 수준이 높다”고 덧붙였다.
―30대 야당 대표다. 정치에 무관심한 젊은층에게 전할 말이 있나.
“투표를 해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 다만 한 표의 가치는 ‘무력한 것이 아니라 미약한 것’이다. 완전히 ‘제로’는 아니고 어떤 변화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생각했으면 한다.”
―총리가 될 생각이 있나.
“솔직히 말하면 총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은 없다. 다만 실현하고 싶은 것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서 총리에 도전할 수는 있을 것이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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