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女 축구 집단 망명 ‘쇼크’…결국 칼 빼든 이란 “북중미월드컵 보이콧”

댓글0
세계일보

여자 아시안컵 축구 경기에서 국가 제창을 거부했던 이란 여자 축구 대표팀 일부 선수들이 호주로 집단 망명한 것과 관련해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란 축구협회는 호주의 납치 행각이라고 주장해 외교전으로 확산될 조짐도 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은 오는 6월 열리는 북중미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하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들어 논쟁의 불씨를 지폈다.

12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이란 매체 RTE는 이날 “아흐마드 도냐말리 이란 체육부 장관은 자국 대표팀이 북중미월드컵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동 공격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게 결정적 이유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RTE 보도에 따르면, 도냐말리는 “(미국의) 부패한 정부가 우리의 지도자를 암살했다. 우리는 월드컵에 참가할 이유가 없다”고 월드컵 불참을 공식 선언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난 8~9개월 동안 의도하지 않은 전쟁에 휘말려야 했다”며 “수천 명의 국민이 미국의 악의적 조처로 목숨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다른 이란 매체 나사니바는 “이란의 북중미월드컵 일정이 모두 미국서 열린다는 사실도 대회 불참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일부 이란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11일 말레이시아 세팡의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팀 동료 최소 5명은 호주에서 망명을 허가받았다. 나머지 선수들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을 마친 뒤 말레이시아를 경유해 이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EPA연합뉴스


앞서 국제축구연맹(FIFA)과 미국 측은 이란의 월드컵 참가를 보장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FIFA를 통해 정치적 갈등과는 별개로 “이란 대표팀이 북중미 땅을 밟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도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대표팀이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당연히 환영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이란 당국이 최종적으로 보이콧을 선택하면서 월드컵에 적지 않은 차질이 예상된다. 이란의 불참으로 FIFA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여러 가능성을 낳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이라크와 아랍에미리트(UAE)에게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당초 이란은 월드컵 지역 예선을 통과했고, 본선 조별리그 G조에서 뉴질랜드, 벨기에, 이집트와 겨룰 예정이었다. 벨기에전과 뉴질랜드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소파이 스타디움, 이집트전은 워싱턴주 시애틀의 루먼 스타디움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현실화되지 못했다.

이란 여자축구대표팀 주장 자흐라 간바리를 포함한 선수 5명은 9일 밤 호텔을 빠져나와 호주 정부에 보호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2일 한국과의 여자 아시안컵 경기에서 국가 연주에 침묵해 이란 국영방송에서 ‘전시 반역자’로 비난받았다. 이후 대표팀은 이어진 두 경기에서는 모두 거수경례를 하고 국가를 불렀다.

세계일보

이란 시위대가 10일 호주 골드코스트의 한 호텔을 떠나려던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을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버스의 이동을 막고 있다. 골드코스트=AP뉴시스


호주는 이들을 안전한 장소로 이송한 뒤 버크 장관과 면담을 거쳐 인도주의 비자를 발급했다. 인도주의 비자를 받으면 12개월간 호주에 머물면서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이후 이란 대표팀 선수 1명과 스태프 1명 등 2명이 추가로 망명 의사를 밝혔다.

토니 버크 호주 내무부 장관은 이 2명에게 “전날 밤 선수 5명에게 했던 것과 같은 (망명) 제안을 했다”면서 “그들이 영주 비자로 이어질 수 있는 인도주의 비자를 받고 싶다면 즉시 발급할 수 있도록 서류를 준비해 뒀다”고 설명했다.

버크 장관은 또 “나머지 이란 대표팀 인원도 시드니 국제공항에서 출국하기 전에 전원이 경호원 없이 호주 관리들과 개별 면담을 가진 뒤 망명 여부를 자발적으로 선택할 기회를 받았다”고 부연했다. 이 단계에서 일부 이란 대표팀 인원은 이란의 가족과 통화해 상의하기도 했지만, 결국 아무도 망명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출국했다고 한다. 버크 장관은 “우리가 확실히 하려고 한 것은 재촉하거나 압박하지 않는 것이었다”며 “(이란 대표팀의) 개인들이 존엄성을 갖고 선택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권준영 기자 kjykjy@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지금 봐야할 뉴스

  • 서울신문이게 무슨 일? 야구 대표팀 오자 美 경찰 출동…WBC 8강 진출 대우가
  • 경향신문인판티노 FIFA 회장 “트럼프 대통령, 이란의 북중미 월드컵 출전에 환영 입장”
  • 서울경제피해자 집 찾아가 이렇게까지...‘폭언’ 청도군수, 주거침입 혐의 입건
  • 뉴시스"러시아, 이란에 '우크라戰서 써본' 드론 전술 조언중" CNN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