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부산방면) 휴게소 주유소에 기름을 넣으려는 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 문재원 기자 |
국내 주유소 휘발유·경유 등 평균 판매가격이 전날보다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이 이란 공습을 시작한 지난달 28일 이후 전국 평균 판매가가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 유가 내림세와 정부 당국의 자제 요청, 전방위 압박에 정유사들이 공급가를 내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 자료를 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ℓ당 1905.83원으로 전날보다 1.12원 하락했다. 서울 휘발유 평균 판매가도 1942.13원으로 전날보다 4.25원 떨어졌다.
휘발유보다 상승 폭이 컸던 경유 하락 폭은 더 컸다.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가는 전날보다 1.67원 내린 ℓ당 1929.95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경유 평균 판매가는 전날보다 11.73원 떨어진 1955.28원이었다.
서울·대구·인천·대전 등 최근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비쌌던 일부 지역은 전날 기름값이 다소 하락한 바 있다. 그러나 나머지 지역은 모두 상승하면서 지난 10일 휘발유와 경유 전국 평균 판매가는 전날보다 각각 4.28원, 5.16원 오른 바 있다.
전국 평균 판매가가 꺾인 데는 국제 유가 하락과 당국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 및 압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국내 에너지 업계가 국제 유가 지표로 삼는 두바이유는 전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105.13달러로 지난 9일보다 2.42달러(2.25%) 하락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맞춰 정유사들이 지난 주말 가격을 조금 인하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산업통상부는 지난 5일 정유사와 주유소 업계를 만나 가격 상승 자제를 요청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9일 국내 주요 정유사 4곳을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중동 전쟁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지 않는 한 국내 휘발유·경유 판매가는 안정화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이번 주 석유 최고가격 지정제 시행을 앞두고 있는 데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전략 비축유 공동 방출을 논의하고 있다.
비축유를 관리하는 석유공사는 전날 회의를 열어 석유 수급 위기 대응 체계를 점검했다. 석유공사 측은 “IEA 국제 공조 진행 상황을 공유했고, 국제 공동 비축유에 대한 우선구매권 행사와 비축유 방출 상황에 대비한 지사별 입출하 설비 상태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가 급등은 국내 정유사에도 좋기만한 일이 아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를 대량 채굴하는 해외 정유사들은 유가가 급등하면 좋을지 몰라도 국내 상황은 다르다”며 “유가가 급등하면 회계상 일시적으로 실적이 좋게 나타날 수 있지만, 석유 제품 가격이 너무 오르면 수요가 줄 수밖에 없어 정유사 입장에서는 유가가 상향 안정화되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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