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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종전' 꺼내든 트럼프…이란 '수평적 확전'에 발목잡히나[미국-이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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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종료 시점은 "이란의 선언 여부와 무관"
명시적 항복 없어도 종전 가능 시사
유가·증시 등 경제 파장 커지자 수습 수순
이란 항전 강조…"끝 결정하는 건 우리"
종전 선언해도 군사적 긴장 가능성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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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중이 이란과의 전쟁에 핵심 출구전략으로 떠올랐다. 전날 "전쟁이 곧 끝날 것 같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도 이란이 강경하게 대응하면서 시장의 의구심이 커졌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이란의 항복 여부와는 무관하게 최고 사령관(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목표가 완전히 달성됐다고 판단할 때 종전할 수 있다는 전제를 달았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과 이란의 결사항전 의지에도, 전쟁 종료 시점을 유연하게 가져가기 위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종전 시점 유연하게 가져가기 위한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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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19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취재진과 문답을 주고받고 있다. 연합뉴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군사작전 종료 시점에 관해 "최고 사령관(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목표가 완전히 달성됐다고 판단할 때, 그리고 이란이 자신들의 선언 여부와 무관하게 완전하고 무조건적 항복 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할 때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이란의 '무조건적 항복'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무조건 항복할 위치에 있다고 말할 때, 이란 정권이 그렇게 선언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이란의 항복이 없어도, 미국의 승리는 선언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작전 종료 시점을 정할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지난 6일 "무조건적 항복(Unconditional surrender) 없이는 협상도 없다"고 했던 것과는 배치되는 발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백악관 브리핑과 관련해 "이란과의 갈등이 어떻게 종식될지, 얼마나 오래 걸릴지에 대한 가능성이 활짝 열려있는 상황이 됐다"며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또다시 중동에서 장기전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인들을 안심시키려는 노력"이라고 보도했다.

공습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경제적 여파가 커지면서 미국 내에서도 여론이 크게 악화됐다. 개전 직후 긴급 시행된 한 외신과 입소스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이란 공격을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27%에 불과했다. CNN이 여론조사업체 SSRS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미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공습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41%였던 것과 대조된다.

항전 의지 굽히지 않는 이란…'수평적 확전' 전략 먹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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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란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CNN 방송은 이날 미국 정보당국의 사정에 밝은 소식통들을 인용하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CBS 방송도 익명의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했다. 전날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전쟁의 끝을 결정하는 건 우리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된다면 이 지역(호르무즈 해협)에서 단 1ℓ의 석유 수출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 공영 방송 칸(Kan)은 이스라엘 정부 고위 관료들과 보안 당국자들이 이란 정권의 최종 붕괴까지 최대 1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고 이날 밝혔다. 이스라엘 각료들은 최근 안보 브리핑을 받은 후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군사 작전은 일찍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권의 완전한 몰락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알리 바에즈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프로젝트 책임자는 "온 가족이 몰살당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을 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총성이 멈춘다 하더라도 안정적이지 못할 것"이라며 전투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면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로버트 A. 페이프 시카고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이란의 공격은 단순히 산발적인 보복 행위나 몰락해가는 정권의 발악으로 치부할 수 없다"며 "오히려 이는 수평적 확전 전략, 즉 분쟁의 범위와 기간을 확대하여 판도를 바꾸려는 시도로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페이프 교수는 "이 전략은 과거에도 미국에 불리하게 작용한 바 있다"며 "베트남과 세르비아에서 미국의 적대국들은 미국의 압도적인 공군력 과시에 대응해 수평적 확전을 벌였고 결국 베트남에서는 미국의 패배로, 세르비아에서는 미국의 전쟁 목표 달성을 좌절시키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최악의 인종 청소 사태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종전 선언을 해도 이란의 새 지도부가 항전을 이어가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계속 봉쇄할 경우 군사적 긴장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엘리 게란마예 유럽외교관계위원회(ECFR)의 이란 전문가는 "이 소모전이 길어질수록 이란은 더 오랫동안 미국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이란의 영토 규모, 군사력, 그리고 제도적 구조를 고려할 때, 이란과의 전쟁에서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특파원=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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