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대교에서 약물에 취해 운전하다 추락 사고를 낸 포르쉐 운전자에게 마약류를 건넨 혐의를 받는 전직 간호조무사 A씨가 구속됐다.
서울서부지법(김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은 10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증거를 인멸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A씨는 검은 롱패딩 안에 후드티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청사 안으로 들어설 당시 ‘본인이 맞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아니다”라고만 답했다. 심사 종료 후 법원을 나설 때 역시 ‘프로포폴을 왜 건넸는지’ ‘일했던 병원에서 빼돌렸는지’ ‘포르쉐 안에서 약물을 놔줬는지’ ‘같이 투약했는지’ 등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빠져나갔다.
전직 간호조무사인 A씨는 지난달 25일 서울 용산구 반포대교를 달리다 사고를 낸 운전자 B씨에게 프로포폴 등 향정신성 의약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B씨가 서울 서초동의 한 건물 주차장에 머무르는 동안 조수석에 탑승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는 이달 2일 서울 용산경찰서를 찾아 “B씨에게 약물을 건넸다”는 취지로 자수했다.
운전자 B씨는 사고 당일 오후 8시 44분쯤 반포대교에서 포르쉐를 몰다 강변북로를 달리던 차량 위로 떨어진 뒤 잠수교까지 추락하는 사고를 냈다. 이후 경찰은 B씨의 차량에서 프로포폴과 진정·마취 계열 약물, 일회용 주사기 등을 다량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플루언서로 알려진 B씨는 앞서 6일 위험운전치상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A씨의 신병을 확보한 경찰은 병원 내 약물 무단 반출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전망이다. 앞서 9일에는 약물의 구체적인 유통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A씨가 과거 근무했던 병원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한편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 및 약물 운전으로 인한 면허 취소 건수는 2024년도보다 45.4% 증가한 237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3년 전(80건)보다는 3배 가까이 폭증한 수치다. 2023년 24건이었던 마약 및 약물 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역시 지난해 75건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사망자 수 역시 19명에서 46명으로 불어났다.
황동건 기자 brassg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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