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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속의 모즈타바 하메네이...강경인가 개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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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모즈타바 하메네이(가운데)가 2019년 5월31일 이란 테헤란에서 연례 쿠즈, 즉 예루살렘의 날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이란 차기 최고지도자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선출되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부친인 알리 하메네이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직후 권력 승계가 이뤄지면서 이란 권력 구조가 사실상 '부자 세습' 형태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새로운 지도자가 부친의 노선을 이어받아 미국에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일부에서는 미국과의 긴장 완화와 개혁·개방을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란의 성직자 의회인 전문가회의(Assembly of Experts)는 8일(현지시간)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이다. 당시 공습에서는 이란 정권 핵심 인사들도 함께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국영매체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부친뿐 아니라 아내와 아들 등 가족들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내부에서는 그가 최고지도자에 오르기 전부터 이미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그림자 권력'으로 평가돼 왔다. 부친이 30년 넘게 최고지도자로 재임하는 동안 그는 최고지도자 사무실과 그 산하 경제 네트워크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권력 핵심부에 깊숙이 관여해 왔다.

다만 그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56세인 그는 즉위 시점에서 이미 아야톨라 자격을 갖춘 성직자다. 시아파 신학교에서 강의를 하며 종교적 기반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친의 핵심 측근 그룹을 제외하면 그의 성향이나 정치 노선은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공개 발언이나 공식 활동도 매우 드문 편이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그의 영향력을 오래전부터 주목해 왔다. 미 재무부는 2019년 보고서에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최고지도자의 일부 역할을 이미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같은 해 미국 의회 보고서 역시 그가 이란 지도부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이슬람혁명수비대와 준군사조직 바시즈(Basij)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두 조직은 이란 체제를 지탱하는 핵심 권력 기관이자 내부 통제를 담당하는 강경 세력이다. 이 때문에 모즈타바 하메네이 체제에서 이란의 정치·외교 노선이 더욱 강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란 분석가 메흐디 라흐마티는 뉴욕타임스(NYT)에 "모즈타바는 현재 상황에서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며 "그는 이미 안보와 군사 체계를 운영하고 조율하는 데 깊이 관여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분석가들은 그가 상대적으로 젊고 실용적인 성향의 성직자라는 점에서 향후 미국과의 긴장 완화나 제한적 개혁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가문과 권력 기반이 이미 강경파의 저항을 견딜 수 있는 만큼 오히려 외교적 긴장 완화에 나설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란 정치인 압돌레자 다바리는 "미국과의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인물이 있다면 바로 그일 것"이라며 "그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과 유사한 지도자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1969년 종교 도시 마슈하드에서 태어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테헤란에서 성장했다. 그는 혁명 지도층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이후 많은 이란 청년들처럼 1980~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에 참전하며 청년기를 보냈다.

그는 오랫동안 부친의 정책을 집행하는 '집행자'이자 권력 접근을 통제하는 '문지기'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2년 이란에서 여성 인권 시위가 확산됐을 당시에는 시위대의 주요 비판 대상이 되기도 했다.

같은 해 이란 종교 지도부는 그를 아야톨라로 승격시켰다. 아야톨라는 이란 최고지도자가 되기 위한 최소 종교 자격으로 여겨지는 성직자 직위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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