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선이 지도부 리더십 시험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사법독립 헌정수호를 위한 대국민 호소 국민대장정 규탄대회' 출정식을 마치고 청와대로 행진하고 있다. |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인 '지선 모드'에 들어갔다. 하지만 공천 절차에 대한 경선 방식 논란과 계파 갈등이 겹치며 내부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이른바 ‘한국시리즈 경선’을 도입해 흥행과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지만 당 안팎에서는 '내부 충돌'을 키우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까지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 신청을 받고 있다. 기초단체장은 9일까지, 광역·기초의원 후보는 11일까지 서류 접수를 진행한다. 지방선거 일정이 본격화되면서 당 역시 공천 경쟁을 중심으로 선거 체제 전환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이번 공천 과정에서 가장 주목되는 변화는 한국시리즈 경선 방식이다. 이는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방식에서 착안한 제도로, 1·2차 경선을 거쳐 최종 후보 1명을 선출한 뒤 마지막 단계에서 현직 단체장과 결선을 치르는 구조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신인 정치인에게 도전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 내부에서는 경선 룰을 둘러싼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현역 단체장에게 유리한 구조라는 지적이 나오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특정 주자를 겨냥한 ‘제거식 경선’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결과적으로 어느 쪽에도 명확한 공정성을 담보하지 못한 채 논쟁만 키웠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서울시장 경선을 둘러싼 갈등은 이미 수면 위로 올라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경선 룰보다 당 노선부터 정리해야 한다”고 밝히며 지도부 전략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당 노선 정상화라는 선결 과제를 풀지 않는 이상 후보 접수와 경선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현 상태에서의 경선은 많은 지역에서 노선 갈등으로 이어져 본선 경쟁력의 처참한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맞서 나경원 의원은 “더 이상 당 탓을 할 게 아니라 현역 평가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반박하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특히 나 의원은 "오 시장은 5선에 도전하는 현역 시장으로의 평가가 그리 좋지 않은 것에 대한 본인 반성이 먼저일 것"이랴며 "'좋은 일은 내 탓, 좋지 않은 일은 남 탓'은 좀 궁색하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러한 충돌이 단순한 후보 간 경쟁을 넘어 지도부 리더십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이다. 국민의힘은 올해 초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이후 당내 갈등이 완전히 봉합되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경선 룰 논란까지 겹치면서 장동혁 대표 체제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전 대표 역시 지방선거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7일 부산을 찾아 보수 재건을 강조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당내에서는 그의 행보를 두고 지선 참여 여부를 포함한 정치적 공간을 남겨둔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전 대표는 부산 북구갑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진행될 경우 출마 의사를 묻는 말에는 "정치인에게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보수 재건에 집중하겠다"며 "선거 일정이 나온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말을 아끼기도 했다.
당의 지지율 흐름도 부담 요인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20%대 초반에서 정체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경쟁력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고 전통적 지지 기반인 TK 지역에서도 결속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정치권에서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경선 제도 논쟁까지 겹치며 선거 전략의 초점이 흐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경선은 원래 경쟁을 통한 흥행 장치지만 지금 국민의힘 상황에서는 패배 책임을 미리 가르는 내부 프레임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서울시장 경선이 장동혁 지도부에 대한 평가로 연결될 경우 지방선거 전체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투데이/유진의 기자 (jinny0536@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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