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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에 푸틴만 웃는다... 美, 러 원유 금수 한달 풀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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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유조선이 7일 오만 무스카트 앞바다에 정박해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의 최대 수혜국으로 러시아가 떠올랐다. 러시아산 원유는 그동안 서방 제재로 판로가 막힌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전쟁으로 전 세계 원유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에너지 위기가 커지자 러시아산 원유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주요 에너지 수입국인 인도 시장에서 러시아산 석유가 인기 상품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미 재무부는 이란 전쟁 발발 후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인도가 30일간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할 수 있도록 제재를 일부 완화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유가 안정을 위해 추가 제재 완화도 시사한 상태다.

러시아는 미국,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3위 석유 생산국이다. 서방의 제재 속에서도 작년 세계 3대 원유 수출국 지위를 유지했지만 브렌트유 대비 상당히 할인된 가격에 거래돼왔다. 이에 산업 수익이 크게 줄면서 러시아 재정도 타격을 받았다. 올해 1월 러시아가 석유·가스를 팔아 벌어들인 수익은 2020년 7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에너지 시장에서 다시 영향력을 회복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산 원유 공급이 급감하면서 에너지 수입국 사이에서 원유 확보 경쟁이 붙은 탓이다. 이미 인도에서 러시아 원유를 구매할 때 적용되던 할인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일부 트레이더는 러시아산 원유에 프리미엄을 붙여 브렌트유보다 비싸게 판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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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출 제재가 완화되자 러시아 생산업체들의 수익은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러시아의 재정 압박을 완화하고 침체 국면에 있던 러시아 경제를 다시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지난 4일 이란에 대한 공격과 서방이 러시아산 석유에 부과한 제재 등이 유가 상승을 부추긴다며 “이제 다른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이란 전쟁이 러시아산 에너지 제품 수요를 늘리고 있다고 확인했다.

국제 원유의 약 5분의 1을 책임지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사실상 막혔고, 이로 인해 쿠웨이트 등 중동 국가들의 원유 감산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급 불안이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의 5월 인도분 선물 종가는 지난 6일 하루 8% 넘게 올라 배럴당 92.62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의 주간 상승률은 28%에 달했다.

통상 산유국은 고유가 상황에서 혜택을 누리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걸프 해역의 수송로가 사실상 봉쇄되다 보니 중동 산유국들이 고유가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이란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유럽이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재고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유럽은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산 천연가스 등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줄여왔다.

석유 정보 제공 업체 케이플러의 나빈 다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분쟁이 길어질수록 세계는 러시아산 원유와 러시아산 정제유 의존도를 늘릴 것”이라고 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중동 위기로 일각에서 러시아로 돌아갈 것인지 여부에 대한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며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 축소를 번복할 경우 잘못된 선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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