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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사태' 장기화 기로…우크라전 물가 충격 재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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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석유류 급등해 물가 최대 1.7%p 올려
정부 총력전에도…"중동 석유 장기 수급 어려워지면 영향 더 클 것"
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통과하는 유조선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안채원 기자 =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 물가 충격이 다시 나타날 우려가 제기된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찍으면서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 2%대 전망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특히 중동 사태는 한국 원유 수급에 직접 영향을 주는 만큼 장기화하면 외환위기 이후 최고 물가 상승률을 기록한 2022년보다 파장이 클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 2022년 러 침공 5개월 후 한국 물가상승률 2배로

8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 등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로 외환위기 중이던 1998년(7.5%) 이후 가장 높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년 1·2월 각각 3.8%에서 3월 4.2%로 4%대로 올라섰고 4월 4.8%, 5월 5.3%, 6월 6.0%, 7월 6.3%로 빠르게 뛰었다.

2월 24일 전쟁 발발 후 5개월 만에 배 가까이 상승하며 1998년 11월(6.8%)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당시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이 러시아산 석유 금수 조치를 하면서 세계적으로 원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으며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도 ℓ당 2천100원을 넘어섰다.

석유류 물가 상승률은 2022년 3월 31.6%, 4월 34.8%, 5월 35.0%, 6월 39.9%, 7월 35.2%로 고공행진을 벌였다.

그 기간 석유류는 전체 물가를 1.32∼1.74%포인트(발표 당시 가중치 기준) 끌어 올렸다.

석유류 가격 상승이 없었다면 물가 상승률이 4∼6%대가 아니라 2∼4%대에 그쳤을 것이라는 뜻이다.

석유류는 조금만 움직여도 전체 물가에 큰 영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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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유 시설 (CG)
[연합뉴스TV 제공]


◇ 정부 총력 대응에 주유소 휘발유·경유 오름폭은 다소 축소

정부는 물가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제가격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한다면 아직 국내 석유류 원가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시점이 아닌데도 일부에서 폭리를 취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적극 대처에 나섰다.

지난 5일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ℓ당 29.6원 오른 1천807.1원으로, 2022년 8월 12일(1천805.9원) 이후 약 3년 7개월 만에 1천800원을 넘어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고가격 지정제' 시행을 지시한 데 이어 정유업계의 기름값 담합 가능성을 언급하며 "가격조작은 대국민 중대범죄로 그 대가가 얼마나 큰지 곧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는 과도한 가격 인상이 없도록 범부처 석유시장점검단을 가동하는 한편, 산업통상자원부·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부처가 협력해 매점매석 등 불법 석유 유통행위 근절 특별점검도 하기로 했다.

정부는 수급 측면에서도 긴급 대책을 내놨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6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는 아랍에미리트(UAE) 내 항만을 통해 원유 400만 배럴을 수혈하고, UAE가 한국에 보관 중인 공동 비축 물량 중 200만 배럴을 필요할 때 받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신속한 대응에 기름값 오름세는 주춤하고 있다. 휘발유·경유가 6일엔 전일 대비 ℓ당 40∼50원 올랐으나 7일 10원대 상승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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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상황 확인하는 구윤철 부총리
(대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6일 대전 유성구의 한 주유소 현장을 방문해 주유소 관계자로부터 유류 거래량 등 현장 상황을 듣고 유류 품질과 정량검사 등을 지켜보고 있다. 2026.3.6 coolee@yna.co.kr



◇ "중동 사태 장기화하면 2022년보다 더 큰 물가 충격 우려"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물가 충격은 우크라전 때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시엔 러시아산 석유 공급이 막힌 데 따른 간접 영향이었는데 이번엔 한국 수입 원유의 약 70%를 차지하는 중동산 원유를 들여오는 데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적대 행위가 완화되지 않는다면 유가는 배럴당 100∼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만약 호르무즈 해협 차단이 몇 달 안에 마무리된다면 상반기 물가에 영향을 주는 데 그치고 하반기에는 정상화할 것"이라며 "그러나 전쟁이 이란 밖으로 확대된다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이상까지 올라갈 수 있고, 그 이후 상황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국제유가 상승이 석유류를 거쳐 대부분 품목에 시차를 두고 광범위하게 상승 압력을 준다는 점도 문제다.

2022년에 석유류 물가 상승률이 7월까지 30%를 유지하다가 11월엔 5.2%로 뚝 떨어졌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3년 4월(3.7%)에서야 3%대로 내려왔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러·우 전쟁 때는 한국보다는 유럽이나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높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장기전이 되면 2022년보다 한국 영향이 더 클 것으로, 2∼3개월 뒤 물가 상승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2022년 품목성질별 등락률 및 기여도(전년동월비)

공업제품 석유류 총지수
등락률(%) 기여도(%p) 등락률(%) 기여도(%p) 등락률(%) 기여도(%p)
1월 4.2 1.44 16.4 0.66 3.6 3.61
2월 5.2 1.78 19.4 0.79 3.7 3.66
3월 6.9 2.38 31.2 1.32 4.1 4.14
4월 7.8 2.70 34.4 1.48 4.8 4.78
5월 8.3 2.86 34.8 1.50 5.4 5.40
6월 9.3 3.24 39.6 1.74 6.0 6.05
7월 8.9 3.11 35.1 1.59 6.3 6.34
8월 7.0 2.44 19.7 0.90 5.7 5.71
9월 6.7 2.32 16.6 0.75 5.6 5.58
10월 6.3 2.20 10.7 0.50 5.7 5.67
11월 5.9 2.08 5.6 0.27 5.0 5.04
12월 6.1 2.14 6.8 0.32 5.0 5.04

※ 2020년 가중치를 적용한 2022년 데이터처(당시 통계청) 발표 자료 취합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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