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시는 매년 5월에 열던 ‘파워풀대구 페스티벌’을 올해는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파워풀대구 페스티벌은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 일대에서 각종 퍼레이드를 선보이는 지역 대표 축제다. 1982년 직할시 승격을 기념하기 위해 연 ‘달구벌축제’가 시초로, 작년에도 이틀간 60만명이 몰렸다.
2025년 5월 10일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 일대에서 열린 ‘2025 파워풀대구 페스티벌’에서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있다. 뉴시스 |
대구 북구는 매년 3∼4월 고성동에서 여는 ‘벚꽃한마음축제’를 내부 검토 끝에 열지 않기로 했다. 지방선거를 고려한 조치다. 고성동 일대 거리는 조명시설이 설치돼 밤에도 벚꽃을 감상할 수 있어 매년 봄마다 축제가 열렸던 곳이다. 북구는 대신 고성동 일대 벚꽃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게시글 중 우수작을 선정하는 ‘벚꽃 사진 콘테스트’를 열 예정이다.
서구가 주관하는 ‘달성토성마을골목축제’도 같은 이유로 연기됐다. 이 축제는 사적으로 지정된 삼국시대 성곽 ‘대구 달성’ 일대에서 열린다. 서구는 올 하반기에 축제를 열 계획이다.
달서구도 다음 달로 예정된 ‘달서선사문화체험’ 행사를 10월로 연기했다. 선사문화체험은 선사유물이 발굴된 선돌 공원 일대에서 매년 열렸다.
오는 5월 말 개최 예정이었다가 6.3 지방선거를 이유로 10월로 연기된 부산 금정산성축제. 부산 금정구 제공 |
부산 금정구도 5월 말 개최할 예정이던 ‘금정산성 축제’를 10월로 미뤘다. 지방선거 운동 기간과 겹쳐서다. 금정산성 산성마을에서 매년 열리는 금정산성 축제는 등산하고 막걸리 등을 마시는 행사다. 작년에는 3만명이 참여했다.
선거를 앞두고 지자체가 축제를 취소·연기하는 일은 드물지 않다. 지난해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6월3일 조기 대선이 확정되면서 지역 축제 일정이 잇따라 변경됐다. 충남 홍성군 구항면은 지난해 4월11∼12일 예정됐던 ‘2025년 구항봄꽃한우축제’와 12일 열 계획이던 ‘제3회 은하면 딸기축제’를 취소했다. 경기 이천시도 5월10일 예정됐던 ‘2025 쌀밥데이’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경북 포항시는 ‘2025 포항국제불빛축제’를 6월 말로 연기했다.
이러한 지역 축제 취소·연기 사례가 반복되는 이유는 공직선거법 위반 우려 때문이다. 공직선거법 86조는 선거일 전 50일 동안 지자체장 등 공무원이 주관하는 각종 행사를 금지하고 있다. 선거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해당 기간 지자체장과 소속 공무원은 정당의 정강이나 주장을 선전할 수 없다. 법 위반 시 해당 공무원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6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법령상 예외는 있다. 천재지변으로 인한 재해의 구호나 복구를 위한 행사, 특정 시기에 열지 않으면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행사 등은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따라 개최할 수 있다.
지역 상인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대구 동성로의 한 상인은 “축제는 내지인뿐만 아니라 외지도 많이 찾는다”며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워 매출도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축제 기간이 유일한 희망인데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부산 금정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상인도 “1년만 내내 기다린 지역민들만 선거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며 “왜 선거 때문에 우리가 피해를 봐야 하느냐”고 토로했다.
김세희 기자 saehee012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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