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하수정 기자]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가 드디어 '천만 관객'을 돌파한 가운데, 또 다른 천만 '왕의 남자'와 닮은꼴 흥행이 눈에 띄고 있다.
'왕사남'(감독 장항준, 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온다웍스·㈜비에이엔터테인먼트)은 개봉 31일째인 3월 6일(금) 오후 6시 32분경 누적관객수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전국적인 사극 흥행 신드롬을 일으킨 '왕의 남자', '광해, 왕이 된 남자', '명량'에 이어 역대 네 번째 사극 천만 영화에 등극했고, 2024년 개봉한 '범죄도시4' 이후 2년 만의 천만 영화 탄생을 알렸다.
7일 오전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왕사남'의 실시간 예매율은 60% 후반대를 나타내고 있다. 예매 관객수는 42만 명을 돌파하는 등 최고 수치였던 삼일절 못지 않은 기록이다. 이미 영화를 본 관객들의 'N차 관람'을 비롯해 '천만' 소식을 접한 예비 관객들이 몰리면서 예매율이 치솟는 중이다. 천만 이후에도 여전한 흥행력을 자랑했다.
사실 '왕사남'의 천만을 예상한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언론시사회 직후 호평이 많았지만, '천만은 하늘이 내려준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작품의 호평만으론 도달할 수 없는 꿈의 숫자다. 장항준 감독조차 SBS 파워FM '배성재의 텐'에서 "첫날 오프닝 스코어를 보고 좌절했었다. 솔직히 20만 정도를 기대했는데 11만 이라서 '또 안 되겠구나'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왕사남'의 모든 관계자가 손익분기점 260만을 넘길 기도했고, 제작사 대표는 "정말 잘 된다면 500만을 기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어떤 홍보 마케팅보다 확실한 입소문은 부진의 늪에 빠진 한국 영화계를 살리고 천만의 영광을 안았다.
2005년 개봉한 '왕의 남자' 역시 개봉 초반에는 관심 받는 작품이 아니었다. 이준익 감독은 데뷔작 '키드 캅'(1993)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한동안 제작자 역할에 집중했다. '황산벌'(2003)로 재평가를 받아 '왕의 남자'를 선보였지만, 무명에 가까운 신인 이준기를 전면에 내세워 우려가 쏟아졌다.
하지만 '왕의 남자'가 개봉되자 관객들의 반응이 180도 달라졌고, 시간이 지날수록 온전히 영화의 '힘'만으로, 관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기적의 천만을 돌파했다. 그 결과 한국 영화 최초의 '천만 사극'이라는 타이틀을 안게 됐고, 대표적인 '입소문 흥행' 사례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강력한 입소문으로 천만 고지를 밟은 '왕의 남자'와 '왕사남'. 두 작품은 흥미로운 공통점도 꽤 있다.
우선 두 영화 모두 유해진이 출연하고, '왕의 남자'에서는 조연 육갑을, '왕사남'에선 메인 타이틀 롤 엄흥도를 연기했다. '왕의 남자'는 유해진의 첫 천만 작품이며, '왕사남'은 5번째 천만 영화가 됐다.
감우성과 이준기, 유해진과 박지훈 등 두 작품 속에는 '브로맨스' 케미가 녹아 있는데, 이는 많은 관객들을 극장에 불러모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기도 하다. 특히 스크린 신인 이준기는 당시 '왕의 남자'를 통해 그야말로 벼락 스타가 됐고, 광고계를 접수하면서 '예쁜 남자'라는 말도 유행시켰다. '왕사남' 박지훈은 첫 영화 데뷔작으로 천만 배우에 등극했고, 현재 가장 주목 받는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이준기와 박지훈 둘 다 20대에 천만작의 주인공이 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또한 '왕사남' 제작사 비에이엔터테인먼트의 장원석 대표는 '왕의 남자' 제작실장 출신이라는 이력을 갖고 있다. 장항준 감독은 "이건 이준익 감독님과 배우 감우성도 얘기했지만, '왕의 남자'는 연극 '이'가 원작이다. 그걸 이준익 감독님께 '이걸 영화화 해야 된다'고 처음으로 제안한 사람이 장원석 대표다. 이 분이 제안 안 했으면 영화가 세상에 안 나왔을 수도 있다. 감우성 씨가 '왕의 남자' 일등공신이라고 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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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각 영화 포스터 및 스틸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