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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낙찰자에 대한 관리단의 단전 조치, 대법원이 선을 긋다[판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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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있는 최신 판례 공부방(66)
1.4억원 체납 상가, 새 주인 나타나자 즉시 단전
납부의무는 승계되지만, 연체는 아니다
법리는 확립되어 있는데 현장에서는?
[하희봉 로피드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집합건물을 경매로 낙찰받은 건물에 새 주인이 들어서자마자 단전, 폐문, 엘리베이터 차단 조치를 당한다면 낙찰자는 어떤 심정일까? 최근 대법원은 이러한 조치에 제동을 거는 중요한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데일리

(사진=나노바나나)


사안의 개요는 이렇다. 청주 소재 한 집합건물에서 종전 소유자가 2019년경부터 약 36개월간 공용부분 관리비 1억 4,200여만 원을 체납하였다. 2022년 11월 임의경매를 통해 해당 호실을 낙찰받은 새 주인(원고)이 소유권을 취득하자, 건물 관리단(피고)은 곧바로 종전 소유자의 체납 관리비 전액을 납부하라고 요구했다. 원고가 이를 거부하자 관리단은 소유권 취득일부터 약 8개월간 단전, 폐문, 엘리베이터와 주차장 사용금지 조치를 취했다. 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종전 소유자의 체납 관리비와 자신의 소유권 취득 이후 발생한 관리비를 합한 1억 7,500여만 원의 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구하는 본소를 제기하였고, 피고 관리단은 같은 금액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반소로 맞섰다.

제1심과 항소심은 모두 피고 관리단의 손을 들어주었다. 종전 소유자가 36개월간 1억 4,200여만 원을 체납한 규모, 관리규약 제44조 제10항 단서의 단전·폐문 근거, 원고가 체납 사실을 알면서도 납부를 거부한 태도, 그리고 체납이 건물의 정상적 유지·보수에 미치는 지장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취한 단전 등 조치는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상당성이 있다고 보았다. 특히 항소심은 종전 소유자의 체납 관리비에 관한 법률효과까지 새 소유자가 승계한다는 전제 아래, 관리단의 각종 조치가 위법한 사용방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이 제시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첫째, 관리단의 단전, 단수 및 엘리베이터 운행정지 등 조치가 적법하려면 단순히 관리규약에 근거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동기와 목적, 수단과 방법, 경위, 입주자 피해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상당성이 있어야 한다. 둘째, 새로운 구분소유자가 종전 소유자의 관리비 납부의무를 승계하더라도, 종전 소유자의 관리비 연체로 인한 법률효과까지 승계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 두 번째 법리가 이 판결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집합건물법 제18조에 따라 체납 관리비 자체는 특별승계인에게 이전되지만, 관리규약상 제재 요건(3회 이상 연체 시 단전 조치 가능)을 충족하였는지 여부는 별개 문제라는 것이다. 원고가 소유권을 취득한 시점에는 아직 자신의 관리비를 연체한 사실이 없으므로 종전 소유자의 연체 이력을 근거로 곧바로 단전 등 제재를 가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취지이다. 나아가 대법원은 처음부터 위법하게 사용방해조치가 시작되었다면 그 후 원고 본인의 연체 요건이 충족되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단전 등 조치가 적법한 행위로 전환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이번 판결이 제시한 법리 자체는 이미 과거 대법원 판결에서 확립된 것이다. 그럼에도 이 사건에서 제1심과 항소심이 모두 종전 소유자의 연체 효과가 새 소유자에게 승계된다는 잘못된 전제 아래 관리단의 단전조치를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번 대법원 판결의 의의는 현장에서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는 경매 낙찰자에 대한 즉각적 단전조치가 기존 법리에 비추어 위법하다는 점을 재확인한 데 있다.

관리단으로서는 공용부분 체납 관리비의 회수를 위해 단전 등 사실상의 제재 수단에 의존하기보다, 관리비 지급청구소송 및 강제집행 등 법적 절차를 우선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경매 낙찰자 역시 공용부분 체납 관리비의 승계의무 자체는 면할 수 없으므로, 낙찰 전 체납액을 확인하고 이를 반영하여 입찰가를 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판결이 제시한 법리 자체는 이미 확립된 것이나, 현장에서 관행적으로 이루어져 온 경매 낙찰자에 대한 즉각적 단전조치가 위법하다는 점을 대법원이 재확인하였다는 데 실무적 의의가 있다.

■하희봉 변호사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학과 △충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제4회 변호사시험 △특허청 특허심판원 국선대리인 △(현)대법원·서울중앙지방법원 국선변호인 △(현)서울고등법원 국선대리인 △(현)대한변호사협회 이사 △(현)로피드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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