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란 씨가 경기 평택시 봉남파크골프장에서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다. 2017년 우연히 파크골프장에 들르며 파크골프에 발을 들인 김 씨는 심판 및 지도자 자격증까지 따서 공도 치고 후학들도 지도하며 건강한 노년을 만들어 가고 있다. 평택=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
골프 마니아 김애란 씨(66)가 파크골프에 빠진 배경이다. “당시엔 포천에 살고 있었고, 골프에 빠져 지낼 때였습니다. 파크골프장을 처음 갔는데 너무 멋지게 해놓은 겁니다. 처음에 홀인원을 3개나 하다 보니 파크골프를 좀 만만하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 이후에는 1년에 하나 할까 말까 힘들더라고요. 지금은 골프보다는 파크골프에 빠져 지내고 있습니다.”
1988년부터 골프를 쳤기 때문에 파크골프는 쉽게 배울 수 있었다. 하지만 1개로만 치는 채가 600g으로 골프채보다 무거워 기본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스윙하기 쉽지 않았다. 매일 3~4시간을 파크골프장에서 보냈다. 파3 4개, 파4 4개, 파5 1개로 구성된 9홀을 보통 오전에 4바퀴(36홀), 오후에 4바퀴를 돈다. 그럼 3~4시간은 금방 지나간다. 중간에 식사나 간식 먹는 시간 포함해서다. 이렇게 공을 치면 1만 보 이상 걷는다. 무거운 채를 휘두르고 홀 주변에서 공을 들어 올리는 동작까지 하면 코어 근육 운동까지 된다.
김애란 씨(오른쪽)가 지인과 파크골프를 즐기다 포즈를 취했다. 김애란 씨 제공 |
파크골프의 매력이 빠진 김 씨는 책을 찾아보며 공부했고, 대한파크골프협회 심판 자격증을 획득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급하는 파크골프 생활체육지도사 2급 자격증, 파크골프 장애인 생활체육지도사 2급 자격증도 획득했다. 지금은 경기도파크골프협회 심판위원장을 맡고 있다. 3년 전 집을 경기도 평택으로 옮긴 그는 매일 공치며 대한파크골프협회와 대학이 개설한 지도자 및 심판 강습 때 강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전문가로 역량을 인정받고 적당한 보수도 받으면서 노후의 경제적 활력도 누리고 있다.
“파크골프를 하다 보니 공만 치는 선수보다는 지도자가 좋았어요. 남들 가르치는 것도 매력이 있었죠. 그래서 심판 자격증과 생활체육지도사 자격증을 땄어요. 이렇게 열심히 하다 보니 대한파크골프협회 및 각 대학에서 저를 강사로 초빙하게 됐어요. 시즌 땐 강의도 하고, 심판도 봐야 하고, 짬 내 파크골프도 쳐야 하기 때문에 바빠요. 하지만 그런 바쁜 생활이 저를 더 활기차게 만들어요. 바쁘게 일하는 게 즐겁습니다.”
김애란 씨가 경기 평택시 봉남파크골프장에서 퍼팅하고 있다. 평택=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
하지만 갑자기 고난도 찾아왔다. “환갑이던 2020년 가족력에서 비롯된 류마티스 관절염이 악화해 땅에 발을 디딜 수도 없을 정도로 통증이 왔어요. 두 달간 휠체어 신세를 졌어요. 결국 파크골프 때문에 벗어날 수 있었어요. 딱딱한 아스팔트나 시멘트 길은 걸을 수 없었지만, 골프장 잔디밭은 걸을 만했거든요. 그래서 남들이 다 나간 파크골프장을 걸으며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박 씨는 아이들 키우고 나서 증권회사 투자상담사로 일했다. 55세에 퇴직한 뒤 개인 사업을 하다 파크골프를 만났고, 이젠 파크골프에 매진하고 있다. 어려서 농구를 좋아했고, 사회생활 하면서 수영과 등산을 즐겨 기본적으로 체력이 탄탄해 파크골프도 수준급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각종 강연이 있지만 주 4일 이상 파크골프를 치고 있어요. 보통 평일 오전엔 강의하고, 오후에 공을 치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그들의 밝은 모습에 저도 에너지를 받아요. 주말엔 하루 종일 골프장에 있어요. 공도 치고, 지인들과 얘기도 하고, 그럼 하루가 즐겁고 행복해요.”
김애란 씨가 파크골프장에서 샷을 하기 전에 연습 스윙을 하고 있다. 김애란 씨 제공 |
아직 류머티스 관절염이 완쾌된 것은 아니다. 파크골프를 열심히 치고 매일 보강 운동하고 있어 큰 통증은 없는 상태다. 그는 매일 아침에 일어나 스트레칭 체조를 하고 고정식 자전거를 30분 탄다. 그리고 벽에 등을 붙이고 까치발로 서는 동작을 반복한다. 그는 “팔을 위로 쭉 뻗고 다리 안쪽 근육에 힘주고 까치발로 서는 자세가 하체 및 발목 근육 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박 씨는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고생한 어머니 때문에 더 건강에 신경 쓰고 있다. “어머니께서 지금 아흔두 살인데 벌써 무릎 수술을 두 번이나 했어요. 그래서 제가 더 무릎 건강에 더 신경 쓰고 있습니다. ‘100세 시대’에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려면 근육 운동하고 유산소 운동을 적절하게 해야 합니다. 이렇게 활발하게 살다 보니 나이가 들면 잠이 점점 없어진다는 말은 저에게는 전혀 해당하지 않는 얘기입니다. 저는 밤 10시부터 아침 8시까지, 단잠을 잡니다. 활발한 활동과 정신적 만족감이 제 건강을 지키는 최고의 비결이라 확신합니다.”
김애란 씨가 심판복장을 하고 있다. 김애란 씨 제공 |
파크골프에 빠졌다고 골프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보통 추운 겨울엔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파크골프장이 쉴 때가 있는데, 그땐 지인들과 동남아 등 따뜻한 나라에 가서 골프를 즐기기도 한다.
김 씨의 도전은 끝이 없다. 올해 지방 스포츠 지도학과에 입학했다. 생활체육지도사 1급 자격증에도 도전한다. 그는 “파크골프는 제가 일찍부터 투자해 잘 알고 있었는데 현장에서 마주하는 젊은 인재들의 전문성을 보며, 저 또한 지도자로서 더 깊은 학문적 토대를 닦아야겠다는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60대 중반을 인생의 정리 시기라 말하지만, 저는 2017년 파크골프채를 잡으며 오히려 삶의 가장 격렬한 전성기를 시작했습니다. 그저 소소한 취미로 시작했던 이 작은 공은 저를 멈추지 않는 도전자로 만들었습니다.”
김애란 씨가 경기 평택시 봉남파크골프장에서 채와 공을 들로 활짝 웃고 있다. 평택=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
김 씨는 “파크골프가 100세 시대 최고의 실버 스포츠”라며 “이젠 함께 공 치면서 어르신들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파크골프는 전형적인 생활 스포츠입니다. 골프장이 거의 평지라 관절에 무리가 안 갑니다. 구장마다 특성이 있어 전략도 세워야 해 치매도 예방됩니다. 나이 들면 신체적 정신적으로 움츠러들어 생활반경이 좁아집니다. 두려움을 떨쳐내고 가까운 파크골프장을 찾아보세요. 공 치고, 걷고, 얘기 나누고…. 함께 어울리다 보면 건강과 친구를 함께 얻게 됩니다.”
김애란 씨가 경기 평택시 봉남파크골프장에서 포즈를 취했다. 평택=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
평택=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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