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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피 찾다 하루 끝…육군, 사격훈련 개혁 어디까지 왔나[김관용의 軍界一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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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사격훈련 실전성 제고 위한 개편 추진
'탄피받이' 없애고 돌연표적·근접전투 사격 확대
탄약 관리·안전 이유로 '탄피 100% 회수' 규정 유지
드론 시대에도 사격능력 필수, 인프라·문화 개선해야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우리 군 사격훈련에서 한때 가장 중요한 과업은 ‘사격’이 아니라 ‘탄피 찾기’였습니다. 훈련 중 탄피 하나라도 사라지면 사격은 즉시 중단됐고, 사격장은 순식간에 수색 현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장병들은 사격보다 바닥을 뒤지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부대는 소총에 ‘탄피받이’를 장착한 채 사격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이는 탄피가 튀어 나가지 않도록 잡아주는 장비입니다. 그러나 이 장비는 실제 전투에서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탄피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약실이나 노리쇠 사이에 끼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실전과 동떨어진 훈련이라는 지적이 이어진 이유입니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육군은 2024년 ‘사격훈련 실전성 제고’를 내세워 교육훈련 체계 개편에 착수했습니다. 실전에서 사용하지 않는 장비와 절차를 과감히 줄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개혁의 출발점은 탄피 관리 규정이었습니다. 육군은 규정 제46조의 ‘탄피 100% 회수’ 문구를 ‘회수한 탄피 반납’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했습니다.

이에 따라 특전사와 군단 특공부대, 전방 사단 수색대대 등을 중심으로 탄피받이를 사용하지 않는 사격훈련을 시범적으로 실시했습니다.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제도 보완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탄피 100% 회수’ 규정 못없애

그러나 탄피 관리 규정 개정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탄약 관리와 장병 안전 문제가 결정적인 이유였습니다. 사격장에서 탄피 수량을 정확히 확인하는 절차는 실탄 유출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관리 기준입니다. 특히 사격장이 숲이나 야지에 위치한 경우 탄피 분실 가능성이 큽니다. 탄피 수량이 맞지 않으면 실탄이 외부로 유출됐는지 확인하기 어려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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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피받이 없는 사격 훈련 모습. 사격 위치에 매트를 깔아 탄피를 쉽게 회수할 수 있도록 했다. (출처=국방일보)


사격장 환경도 변수였습니다. 일부 사격장은 잔디나 수풀이 많아 탄피를 찾기 어렵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관리 기준을 완화 할 경우 오히려 탄약 관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습니다.

탄피 규정 개정은 멈췄지만, 사격훈련 방식 자체는 변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거 사격술 훈련은 50·100·200m 거리별 표적이 일정한 순서로 등장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사수는 표적이 언제 어디에서 나타날지 미리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숙달 훈련에는 유용하지만 실제 전투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이에 육군은 ‘무작위 임의표적’, 이른바 돌연 표적 사격을 도입했습니다. 표적이 임의의 순서로 나타나도록 해 전투 현장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방식입니다. 또 근접전투 사격 훈련도 확대했습니다. 적과 예상치 못한 거리에서 갑작스럽게 마주치는 상황을 가정한 훈련입니다.

일부 부대에서는 분대 단위 지정 사수 운용 개념도 도입했습니다. 원거리 조준경을 장착한 보병 분대 소총수를 사실상 지정 사수로 운용하는 방식입니다. 현대전에서 분대 단위 정밀 사격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입니다.

탄피 관리 규정이 유지되면서 육군은 다른 해법을 찾고 있습니다. CCTV 설치와 매트 도입 등 사격장 환경 개선입니다. CCTV를 통해 탄 사용과 회수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사격장 바닥에 매트를 설치해 탄피가 흙이나 수풀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방식입니다. 이처럼 사격장 현대화가 진행된 일부 부대에서는 현재도 탄피받이 없이 사격훈련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육군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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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공연대 장병들이 개선된 훈련방법에 따른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사진=육군)


“개인 사격술, 보병 전투력의 근간”

첨단 무기체계와 네트워크 중심전, 인공지능 기반 전장관리체계가 강조되는 시대에 웬 개인 사격술이냐 하겠지만, 개인의 사격 능력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미 육군 교범은 개인화기 사격훈련 관련 내용에서 “개인의 사격술이 보병 살상력(전투력)의 근간(Individual marksmanship is the foundation of infantry lethality)”이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결국 지상전의 최종 승패는 적을 정확히 조준해 무력화할 수 있는 개별 보병의 숙련도에 달렸다는 본질을 설명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정지 표적 사격만이 아니라 △이동 △상황 판단 △다수 표적 대응을 포함한 전투사격 개념을 제시합니다.

도시전 경험이 많은 이스라엘군 역시 근거리 교전 상황을 가정한 사격훈련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갑작스럽게 적을 마주치는 상황을 가정한 훈련이 일반적입니다. 사격과 이동, 엄폐, 팀 단위 전술이 동시에 이뤄집니다.

육군의 사격훈련 개혁은 아직 진행형입니다. 돌연표적 사격과 근접전투 사격, 분대 지정사수 운용 등 변화는 분명 의미 있는 시도입니다. 하지만 훈련 방식만 바뀐다고 해서 실전성이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격장 환경, 탄약 운용, 안전 규정, 평가 방식 등 제도와 인프라가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특히 우리 군 사격훈련은 여전히 ‘점수 중심’ 문화가 강합니다. “사격 1급 몇 명 나왔느냐”가 부대 성과처럼 여겨집니다. 사격 점수는 개인 숙련도를 측정하는 지표가 될 수는 있지만 전투력 그 자체는 아닙니다. 실제 전투에서는 정지 표적을 정확히 맞히는 능력보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얼마나 빠르게 표적을 식별하고 대응할 수 있는지, 그리고 분대 단위 전술 속에서 화력을 운용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최근 전장의 변화는 이러한 문제를 더욱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나타난 소형 드론과 근거리 무인기 위협은 보병 개인의 사격 능력과 대응 속도를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우리 군의 사격훈련이 단순히 ‘총을 쏘는 훈련’에 머물러 있는 건 아닌지 점검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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