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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붕괴로 軍 인력난... 美처럼 ‘존중 문화’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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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구 군안전협회 회장
육사 44기로 인사참모부장, 육군사관학교장 등 역임
군 인사 전문가로 초급 간부 인력 부족 문제 경험
美는 베트남전 이후 베테랑에 대해 재취업 등 지원
“취업 지원 강화, 군인 존중 인식 자리잡아야 가능“
군 안전 강화도 사회적 인식 개선 이끌 것으로 기대
서울경제

“우리 군의 장교와 부사관 등 간부 충원이 힘든 것은 단지 급여가 적어서가 아닙니다. 군 복무자를 사회적으로 예우하는 문화가 없기 때문입니다.”

예비역 육군 중장인 강창구(사진) 군안전협회 회장은 6일 서울시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 인터뷰에서 군 인력 부족 문제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강 회장은 1988년 육군사관학교 44기로 임관해 육군의 인사 정책을 총괄하는 인사참모부장, 핵심 인재 양성 기관인 육군사관학교장 등을 역임했다.

우리 군은 현재 간부 수급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 군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육군 부사관의 충원율은 2020년 95%에서 2024년 42%로 급감했다. 2024년 육군 부사관 선발 정원이 8100명이었으나 이 가운데 42%인 3400명만 충원된 것이다. 전방 부대 역시 간부 병력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이다. 북한과 인접한 육군 부대인 1~3·5군단의 하사 보직 충원율이 최근 40~5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회장은 “직업 군인을 희망하는 청년이 줄어든 것은 봉급 때문이 아니며 군에 대한 사회적 평판과 존중받지 못하는 문화가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군이 과거 쿠데타 등에 연루된 데다 2024년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에 동원되는 등 국민적 신뢰를 상실한 점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의미이다.

한국은 지정학적 위치와 남북 간 대립 국면 등으로 인해 일정 규모의 병력 유지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강 회장은 미국과 같은 군 복무자에 대한 존중 문화가 정착해야 군 인력 수급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베트남전 이후 베테랑들이 생활고와 트라우마 등에 시달리며 고통을 겪게 되자 연방 정부 차원에서 군 전역자에 대한 지원에 나선 바 있다. 군 전역자인 베테랑들을 각종 스포츠 경기에 초청해 감사를 표하고 고용 등에서 우대하는 제도를 정착화한 것이다. 강 회장은 “미국에서는 군인에 대한 존중과 예우를 나타내는 ‘당신의 헌신에 감사합니다’(Thank you for your service)라는 인사 문화가 뿌리내렸다”며 “우리 사회도 군 복무가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인력 확보가 수월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업군인의 전역 후 재취업 등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직업 군인은 전방 등에 근무하며 사회와 단절돼 있다가 50대 중반이면 전역한다”며 “군 복무를 마치고 사회에 나오게 되는데 제대 이후의 삶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미국처럼 베테랑이 재취업할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가 나설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강 회장은 8군단장 등 야전부대 지휘자를 맡고 2022년 육사 교장을 끝으로 퇴역했다. 그는 조직 리더로서 가장 필요한 덕목과 관련해 구성원에 대한 끊임 없는 관심과 사랑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휘관의 임무 달성은 부하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며 “최근 여러 지휘관이 각종 구설수로 언론에 나오는데 부하들의 마음을 제대로 사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고 언급했다.

2023년 7월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고를 계기로 드러난 군 안전 문제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그는 “요즈음 소규모 워터파크만 가도 구명조끼를 다 받을 수 있는데 군인들에게 안전 장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군 안전에 대한 시스템화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군안전협회를 창립해 안전사고 예방 활동에도 나섰다. 그는 “군 복무 당시에 인사참모부장 등을 맡아 안전 관리에도 만전을 기했다”며 “특히 8군단장이었던 2021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면서 군 전투력 차원에서 안전의 중요성을 다시 실감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지난해 9월 국방부의 설립 허가를 받은 산하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지난달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육군 전투준비안전단 등 안전 전담 조직이 있지만 인력 등 한계가 있다”며 “협회는 군의 안전 수준을 효율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군과 민간을 잇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경제

박경훈 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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