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연합뉴스 |
이번 미국-이란 전쟁에서 미군이 첫 공습 24시간 동안 타격한 표적은 1000여개로, 200여명의 사망자와 750여명의 부상자를 만들었다. 하루 만에 벌어진 공습에 인공지능(AI)이 사용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AI가 전쟁의 '전략가'로 떠올랐다. AI의 무기화로 전쟁의 판도는 속도전으로 바뀌고 있다. AI가 표적 식별부터 법적 승인, 공격까지의 과정을 의미하는 '킬체인'을 단축해서다.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군은 첫 이란 공습에 AI 기반 군사정보 플랫폼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은 AI가 드론, 위성 영상 등 이미지 데이터를 분석해 표적을 자동으로 식별하는 팔란티어의 기술이다. 전장의 표적, 물자 위치를 시각화해 효율적이고 빠른 의사결정을 돕는다. 2017년 미국 국방부에서 출범한 '메이븐 프로젝트'에서 사용되며 데이터를 분석해 작전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
이번 메이븐 시스템에는 앤스로픽의 AI 모델 클로드가 내장된 것으로 알려지며 충격을 더했다. 기존 표적을 분류하기만 하던 시스템에서 AI가 인간 지휘관에게 작전 전략까지 제시하면서다.
전쟁에 쓰인 AI 살펴보니…적군·물자 위치 파악 위주
최근 전쟁은 AI가 사용되며 첨단 전쟁으로 불리고 있다. AI는 그간 적군과 물자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활용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AI 전술 프로그램 'GIS 아르타'가 대표적이다. GIS 아르타는 드론, 위성 등 다양한 센서에서 수집된 정보를 AI가 분석해 최적의 공격 경로와 위치를 제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우크라이나는 이 기술로 시베르스키도네츠강을 건너려는 러시아군 1500여명과 70여대의 탱크를 격퇴했다. 미국의 메이븐을 빌려 러시아군과 무기 장비를 찾아내기도 했다.
가자 전쟁에서도 적군을 타격하기 위해 AI 시스템이 활용됐다. 이스라엘은 AI 목표 분석시스템 '라벤더'를 활용해 하급 무장 요원을 가려내고, 목표 순위를 분석했다. 특히 하마스와 연계 가능성이 있는 팔레스타인 남성을 3만7000명까지 추려내 충격을 자아냈다. AI 기반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 '가스펠'로는 건물과 무기·지휘 시설을 목표로 생성했다.
실제로 AI 군사 기술의 도입은 빨라지는 추세다. 지난달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가 발표한 '군사 인공지능의 책임 있는 조달(Responsible Procurement of Military Artificial Intelligence)'에 따르면, AI는 미·중 전략 경쟁 등 여러 충돌 속에서 군사력을 증폭할 수 있는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각 국가는 실제 전장에서 여러 번 활용된 AI 기술의 영향력을 확인하고, AI를 전쟁에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전장에서 사라지는 인간…책임은 지켜야
다만 AI가 빠른 폭격 시대를 예고하며, 전쟁에서 인간의 책임감을 옅게 만드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의사결정 시간이 짧아지면서 자동화된 공격 계획을 사람이 형식적으로 승인하는데 그칠 수 있어서다. 데이비드 레슬리 퀸 메리 런던 대학교 교수는 "공격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인간은 AI가 그 과정을 대신해주므로 결과에 책임감을 덜 느끼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의 군사적 활용의 책임과 거버넌스의 문제는 앞으로의 과제다.
국제사회에서는 AI 기반 무기 체계에 대한 인간의 책임을 공고히 하기 위해 리에임(REAIM) 정상회의를 열고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군사용 AI에 대한 사전 위험성을 평가하고, 운용 인력의 훈련을 강화하자는 내용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거버넌스 수립은 쉽지 않다. 선언문의 구속력이 없을 뿐 아니라 올해 정상회의에 미국과 중국 등이 불참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열린 정상회의에서는 참가국 85개국 가운데 35개국만이 전쟁에서 AI 통제 원칙을 담은 선언문에 서명했다.
이은서 기자 lib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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