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차원의 중동 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을 일제히 질타하고 나섰다. 중동 사태 발생 이후 정부의 재외국민 안전조치가 더 신속했어야 했다는 취지에서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조 장관을 향해 “지난달 24일부터 미국이 중동에 4만 명의 병력을 배치해 이란 공습이 임박했다는 기사가 쏟아졌다”며 “외교부의 재외국민 안전 대책이 전쟁 발발 이전부터 가동됐어야 했다”고 질책했다.
또 “2월 28일에 전쟁이 발발했는데 외교부는 이틀이 이달 2일 저녁에야 중동 지역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며 “이미 이란은 28일 공습 직후 주변국들에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이틀이 지나서야 여행경보를 내린 것은 명백한 늦장 대응”이라고 했다.
특히 배 의원은 조 장관에게 “중동 지역 교민 단체 채팅방을 보니 ‘우리 정부는 쇼하느라 바빠요 각자도생’, ‘대사관이 입을 다물어서 이 판국이다’ 등 불만이 폭주하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조 장관은 이에 “지금 몇 사람의 SNS를 가지고 (지적하는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조 장관은 G7 국가 사례를 들며 “해당 대사관의 홈페이지에 ‘국민들이 빨리 알아서 이 나라를 떠나기 바란다’는 메시지가 있다. 대한민국은 여러 나라들에 비해서 부족하게 국민 안전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이에 배 의원은 “단 몇 사람이 아니라 단 한 명의 국민이라도 구출해야 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라고 했다. 같은 당 소속 김석기 외통위원장도 “장관의 발언은 내가 봐도 너무 안이하다. 우리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겠지만 살아 남겠다고 호소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 안 된다”며 “답변을 신중하게 해달라”고 경고했다.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가장 중요한 게 교민·여행객과 대사관의 연락 체계인데, 며칠간 연락이 없어 매우 불안했다는 상황이 많이 보도됐다”며 “걸프 6개국도 폭격에서 자유롭지 않아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여야는 중동 지역의 상당수 공관장이 공석으로 남은 상황에 대해서도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도심 한복판에 미사일이 떨어지고 있는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지역 19개 공관 중 6개, 약 30%에 공관장이 없다. 대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생각하면 외교력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기원 민주당 의원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과 관련해 정부가 신속대응팀을 파견했지만, 중동 담당 대사가 계속 활동했다면 이런 시기에 외교적 대응이 훨씬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김유승 기자 k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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