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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시선]중국 휴머노이드 굴기…제조 강국 한국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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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소재부품부 김명희 기자

올해 중국 춘절 행사에서 공개된 중국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대중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춤과 무술 동작을 선보이며 무대를 누비는 모습은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차세대 산업으로 밀어붙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일각에서는 아직 산업 현장에서 활용하기에는 기술적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로봇 업계 전문가는 “대부분 무대 퍼포먼스 영상이 많고 실제 공장에서 작업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며 “로봇이 산업에서 의미를 가지려면 결국 공장 자동화 라인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중국의 휴머노이드 산업을 가볍게 볼 수는 없다. 저가 생산 능력과 하드웨어 경쟁력을 기반으로 빠르게 시장을 넓히며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산업을 오랫동안 연구해왔던 신형관 중국자본시장연구소장에 따르면 올해 중국 시장에 공급될 휴머노이드가 최대 10만대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완성형 휴머노이드 기업만 약 160개, 핵심 부품 공급망 기업은 600개 이상이다. 스타트업까지 포함하면 로봇 관련 기업은 1만개를 넘어선다. 파상공세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자동화된 제조 국가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한국은 2021년 세계 최초로 제조업 로봇 밀도 1만명당 1000대를 돌파했고, 2023년 기준 1012대로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제조 현장의 자동화 수준만 보면 글로벌 최상위권이다.

그러나 현실을 들여다보면 산업 구조의 취약성도 드러난다. 국내 공장에서 사용되는 산업용 로봇 상당수는 일본과 유럽 기업 제품이다. 로봇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나라지만 로봇 산업 경쟁력 자체는 아직 충분히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 기술 경쟁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 구축이다. 로봇 산업은 센서와 액추에이터, 반도체, 소프트웨어, 제조 공정까지 연결되는 복잡한 산업이다.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이 서로 경쟁하고 협력하면서 다양한 시도와 도전이 이어질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전문가들도 대중소 기업이 협력하는 촘촘한 생태계를 로봇 강국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는다.

최근 한국AI·로봇산업협회 신임 협회장으로 선출된 오준호 삼성전자 미래로봇추진단장은 “현재 중국은 압도적인 생산력을 바탕으로 로봇을 만들고 있고, 미국은 압도적인 인공지능(AI) 기술로 앞서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혁신과 도전을 통해 따라잡는다면 머지않아 선두권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 강국' 한국이 '로봇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산업계는 물론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산업통상부를 중심으로 협회 등이 나서 산업계와 적극 소통하며 필요한 정책을 구체화해야 한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역시 리더십 공백이 길어지고 있는 만큼 조속한 원장 선임을 통해 정책 실행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굴기는 이미 시작됐다. 하지만 제조 강국 한국이 가진 기반 역시 결코 약하지 않다.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생태계를 구축하고 혁신을 뒷받침한다면, 로봇은 한국 제조 경쟁력을 이끄는 또 하나의 핵심 축이 될 수 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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