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유소 기름값이 급등한 가운데 직전 주 정유사 공급가격은 오히려 하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유 가격이 크게 올라 휘발유 가격을 앞질렀다. [사진 | 뉴시스] |
# 최근 전국 주유소 기름값이 급등하면서 소비자 불만이 커지자 정부가 시장 점검에 나섰다. 가격 담합 여부와 유통 단계의 가격 왜곡 가능성을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 주유소 업계는 "가격 상승의 원인은 정유사 공급가격 인상"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실제 공급가격 흐름을 보면 직전 주 정유사 공급가격은 오히려 내려간 것으로 나타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는 6일 보도자료를 내고 "주유소는 정유사나 대리점으로부터 석유제품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소매 유통업"이라며 "가격 상승의 1차 요인은 정유사 공급가격 인상"이라고 밝혔다.
일부 정유사의 공급가격이 하루 사이 휘발유는 리터(L)당 100원 이상, 경유는 200원 이상 오르는 등 변동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그러니까 주유소가 가격을 임의로 올린 것이 아니라 공급가격 상승이 판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가격 흐름은 이 주장과 엇갈린다. 한국석유공사의 '국내 석유제품 주간 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주유소들이 일제히 가격을 크게 올리기 1주일 전 정유사 공급가격은 오히려 전주 대비 하락했다.
2월 4주 정유사 공급가격은 휘발유가 전주 대비 L당 11.5원 하락(1627.7원→1616.2원)했고, 경유도 15.1원(1560.7원→1545.6원) 떨어졌다. 주유소는 통상 일주일 안팎의 재고를 보유하고 정유사나 대리점에서 주 1~2회 기름을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정유사 공급가격 변동은 대략 1주 시차를 두고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 흐름이라면 2월 4주 정유사 공급가격 하락은 3월 1주 주유소 판매가격을 내리거나 적어도 상승 압력을 일부 완화해야 한다. 그러나 같은 기간 주유소 판매가격은 이례적으로 급등했다.
3월 1주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주 대비 55.2원(1691.3원→1746.5원) 올랐고, 경유는 86.3원(1594.1원→1680.4원) 상승했다. 주유소 탱크를 채울 당시 공급가격은 내려갔는데, 이를 보관하다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은 유독 크게 오른 셈이다.
기름값 상승세는 이미 고삐가 풀린 상태다. 6일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L당 1871.82원, 경유는 1887.33원까지 치솟았다. 불과 1주 전인 2월 27일 휘발유 1692.58원, 경유 1597.24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 주 만에 휘발유는 200원, 경유는 300원 가까이 폭등했다.
다만, 주유소 협회는 최근 중동 사태로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소비자들이 더 오르기 전에 주유하려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재고 소진 속도가 빨라져 상승폭이 커졌다는 설명도 내놨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주유소로 몰리면서 재고가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됐고, 주유소가 새로 공급받는 물량 가격이 이전보다 높다면 판매가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직전 주 정유사 공급가격이 하락한 상태에서 최근 가격 급등을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실제 담합이 있었는지 여부 등 정부의 시장 점검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6일 대전시의 한 주유소를 찾아 한국석유관리원의 석유 정량 검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기름값 바가지처럼 공동체의 어려움을 이용해서 부당한 폭리를 취하려는 반사회적인 악행에 대해서는 아주 엄정하고 단호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부처들은 '가공식품 및 석유시장 가격 집중점검 방안'을 논의하고, 범부처 석유시장 점검반을 통해 전국 주유소 가격과 품질을 월 2000회 이상 특별 검사를 실시하는 등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도 지방사무소를 총동원해 고유가 주유소를 중심으로 담합 가능성을 점검하는 등 전방위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조봄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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