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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 입증하면 최대 3000만원 드립니다”…논란의 보험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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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여성폭력 자료사진. 123RF


가정폭력·이혼·성폭력 등으로 법적 분쟁이 발생했을 때 변호사 선임 비용 등 법률 비용을 최대 3000만원까지 실손 보장하는 보험 상품이 출시돼 논란이다.

6일 한국여성의전화에 따르면 지난 1월 4일 국내 한 보험사는 여성을 대상으로 이 같은 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성폭력 피해자의 경우 수사기관 접수와 검찰 처분이 있어야만 보험금이 지급된다. 4촌 이내 친족에 의한 성폭력은 지급되지 않는 등 여러 지급 제한 사유도 있다.

가정폭력으로 인해 이혼할 때 법률 비용 등 보험금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사건이 송치되고 소송이 제기되는 등 엄격한 입증 절차도 거쳐야 한다.

해당 보험사는 이 보험 상품을 ‘여성의 안전과 행복까지 통합적으로 아우르는 업계 최초 상품’이라고 홍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국여성의전화는 “여성에 대한 폭력은 개인이 대비해야 할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 구조적 불평등과 권력관계 속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므로 성차별이 만연한 사회구조와 문화에 기인한다”며 “폭력 피해 이후의 여러 가지 비용을 개인 보험으로 보장하는 방식은 문제의 원인을 외면한 채 개인의 위험관리 문제로 축소하고 책임을 피해자에게 떠넘기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험금 수령 과정에서 피해자가 폭력 경험을 반복적으로 설명하고 심사받아야 한다”며 “이는 2차 피해를 심화시킬 위험이 크며, 피해자의 회복을 지원하기보다 피해 경험을 금융상품의 지급 요건으로 전환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험사는 법무법인, 금융감독원 등과의 긴 협업을 통해 상품을 개발했다고 밝혔으나, 정작 본 상품의 구매자가 될 여성의 목소리가 반영됐다는 언급은 일절 없다”며 “결국 피해자가 이미 지급한 변호사 비용을 보전하는 데 그칠 이 상품은 누구의 안전과 행복을 위한 것이냐”라고 꼬집었다.

단체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개인이 대비해야 할 문제로 축소한 보험사와 이 상품의 출시를 허용한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여성 폭력 근절에 대한 국가의 책무를 조속히 이행하라”고 강조했다.

윤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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