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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와 전쟁 6일째' 이란정권 통치력 여전히 견고…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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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인사 대거 제거됐지만 통치 체계 견고
참수 공격 대비해 다층적·분산형 권력 구조 구축
"이란 정권 오래 버티도록 설계된 체제" 평가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이란 지도부가 큰 타격을 입었지만 정권의 통치력은 예상보다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도부 참수 공격에 대비해 오랜 기간 구축해 온 다층적·분산형 권력 구조와 강력한 내부 통제 체계가 작동하며 정권을 지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란 정권이 ‘버티기’에 자신을 보이면서 전쟁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유럽 및 아랍권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이란 정치·군사 지도부 최고위층이 대거 제거되고 군사 인프라가 크게 파괴됐지만, 이란 정권의 권력 장악력은 예상보다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4일여 동안 이란 내 2000개 이상의 목표물이 공격을 받았으며, 이스라엘군 역시 4000발 이상의 탄약을 투하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이란 해군 대부분과 상당한 규모의 미사일 재고, 미사일 생산 능력까지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망 이후 후계자 선출 절차를 담당하던 기구가 공습 위협을 받으면서 권력 승계 과정은 상당한 혼란을 겪고 있다.

이데일리

(사진=AFP)


그럼에도 유럽과 아랍권 당국자들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현재까지 정권 내부에서 의미 있는 이탈이나 대규모 반정부 봉기 움직임은 확인되지 않았다. 통치 구조도 대체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가장 큰 요인은 이란이 오랜 기간 지도부 제거 공격에 대비해 구축해온 다층적 권력 구조로 꼽힌다. 이란은 핵심 인사가 사망할 경우 즉시 권력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복수의 대체 인물을 지정해 두는 방식으로 지휘 체계를 설계해 왔다. 실제로 최근 공습으로 아지즈 나시르자데 국방장관이 사망한 이후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곧바로 후임 장관 직무대행을 임명하는 등 권력 공백을 최소화하는 대응에 나섰다.

군 지휘 체계 역시 분산형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이란은 지도부를 겨냥한 참수 공격에 대비해 군 조직을 여러 단계로 분산시켜 왔다. 이러한 체계 덕분에 공습으로 최고 지휘부가 큰 타격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초기 공격 이후 몇 시간 만에 이스라엘과 카타르, 바레인 등을 향한 보복 공격을 감행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통제력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이 시작된 이후 테헤란 등 주요 도시에서는 경찰과 바시지 준군사 조직(혁명수비대를 보조하는 민병대)이 오토바이를 타고 거리 순찰을 강화하는 등 치안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 조직은 중화기를 운용하지 않고 소규모로 분산해 활동하기 때문에 공중 공격에 취약한 군 기지와 달리 작전 지속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중동 국가들은 전쟁 초기 이란 내부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할 가능성을 예상했다. 특히 올해 초 전국적으로 확산된 반정부 시위와 강경 진압 이후 정치·안보 지도부가 약화됐다는 평가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전쟁이 시작된 이후에는 거리 시위가 확산되기보다 오히려 사회적 결속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정권 자체가 즉각 붕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이란 지도부는 군사력에서 열세인 상황에서 비대칭 전쟁 전략을 통해 상대국에 최대한 피해를 입히고 장기전으로 끌고 가는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란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지역 국가들을 향한 보복 공격도 이어가고 있다. 이는 해당 국가들이 미국에 긴장 완화를 요구하도록 압박하려는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이번 전쟁의 향방이 ‘누가 더 오래 버티느냐’에 달려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전쟁 이후 이란 정권 상황 평가를 보고받은 한 유럽 관리는 “이란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비대칭 전쟁을 통해 최대한 많은 피해를 입혀 미국이 긴장 완화를 모색하도록 압박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란은 자국 체제와 국민이 다른 걸프국이나 미국보다 장기적인 고통을 더 잘 견딜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 정권은 오래 버티도록 설계된 체제이며, 조용히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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