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철호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뉴스1 |
홍 전 수석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진관) 심리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의 직권남용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내란 특검 측은 홍 전 수석을 신문하면서 2025년 3월 대통령실 최모 행정관이 작성한 ‘정국 참고자료’ 문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에는 헌법재판관 인선과 관련해 ‘마은혁 임명과 문형배, 이미선 임기 연장 통한 V 탄핵 인용’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V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리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건에는 ‘한 전 총리까지 탄핵안이 발의될 경우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2명을 지명해 국회에 인사청문 요청안을 제출해야 한다’는 대응 전략 내용도 포함됐다.
이 문건 내용을 근거로 특검 측은 홍 전 수석에게 “더불어민주당의 궁극적 목적이 탄핵 인용이니,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헌법재판관 후보자 2명을 지명하기로 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홍 전 수석은 “(대통령실에서) 관련 논의를 하지 않았고, 행정관이 내게 이래라저래라 할 위치도 아니다”라며 “행정관이 관련 내용을 정리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또 홍 전 수석은 “한 전 총리나 정진석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정국 대응 사항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도 증언했다.
홍 전 수석은 이어진 변호인 측 반대 신문에서 헌재의 윤 전 대통령 탄핵 선고일 지정으로 해당 문건이 소용이 없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변호인 측은 “헌재가 작년 4월 1일 선고 기일을 지정하자 한 전 총리와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탄핵안이 보류됐다”며 “이로 인해 대응 전략의 전제가 소멸해 실행 여지가 없어지지 않았느냐”고 물었고, 홍 전 수석은 “그런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응이라는 개념이 선뜻 이해가 안 된다”며 “누구로부터의 지시가 있어야 대응을 하는데, 당시엔 지시를 하실 분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홍 전 수석은 정국 참고자료 문건에 대해 “중요한 문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웬만한 기자도 작성할 수 있는 수준의 추정에 불과하다”며 “고난도의 해법을 제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또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헌법재판관 후보 관련 새로운 보고서 작성을 지시하거나 정무수석실에서 관련 논의를 한 사실도 없다”고 했다.
문건을 작성한 최 전 행정관도 이날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홍 전 수석에게 문건 작성을 지시 받거나, 이를 보고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최 전 행정관은 문건 작성 경위에 대해 “이슈가 있을 경우 저희 부서에서는 언론 등을 참고해 정무수석이 알았으면 좋겠다 싶은 내용을 정리해 보고한다”며 “당시 국정 상황이 혼란스러웠기 때문에 아이디어 차원에서 (문건을 작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략을 짰다면 저것(문건)보다 더 세밀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세밀한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홍 전 수석과 심도있는 이야기를 나눈 기억도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오는 13일 방기선 전 국무조정실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기로 했다.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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