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의 핵심 축인 반도체 업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의 실적 전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종이 주도해 온 코스피 상승 흐름 역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6일 YTN 라디오 '조태현의 생생경제'에서 "지금 일부 IB들 중심으로 국제 유가 전망을 상향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며 "100달러를 넘길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곳곳에서 제시되고 있어 상황을 안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유가 상승은 물가와 금리뿐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한국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에서는 환율과 증시에도 직접적인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나라는 원유를 전부 수입하는 에너지 순수입국이고 대외 개방도도 매우 높은 나라"라며 "이 때문에 국제 유가가 오르면 원화가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화는 대표적인 위험 민감 통화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는 원·달러 환율 상승에 상당히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환율 상승 압력도 커질 수 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국제 유가가 90달러, 100달러로 상승하게 되면 외국인들이 위험자산 비중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며 "그럴 경우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로 넘어갈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특히 유가 상승이 반도체 산업에 미칠 영향을 주목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은 전력과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대표적인 산업이기 때문이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AI 분야와 반도체 산업은 에너지를 많이 쓰는 대표적인 산업"이라며 "국제 유가가 90달러나 100달러 수준에서 장기간 유지된다면 생산 비용이 상당히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지금 시장에서 바라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전망이 실제로 가능하지 않을 가능성, 즉 이익 전망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반도체 사이클이 생각보다 짧게 끝나거나 조기에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종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 전망을 좌우할 핵심 산업으로 꼽힌다. 다만 국제 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반도체 경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대표적인 부분이 반도체 경기 호황"이라며 "유가 상승으로 생산 비용이 높아지고 물가 부담까지 커지면 반도체 경기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정부와 시장이 예상하는 올해 성장률이 약 2% 수준인데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2%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도 상당히 크다"며 "결국 중동 정세가 얼마나 빨리 안정되느냐가 국내 증시와 경제 흐름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투데이/박상군 기자 ( kopsg@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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