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사진=AFP) |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내 쿠르드 세력이 이란 영토에 진입할 가능성에 대해 “그들이 그렇게 하기를 원한다면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는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 이란 정권 교체를 위한 지상전 개시를 염두에 두고 이라크 내 쿠르드족과 접촉하고 있다는 미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라크 쿠르드 지도자들과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미국은 쿠르드 세력이 지상작전에서 이란 보안군과 교전을 맡아줘야, 이란 정권을 무너뜨릴 대규모 시민 봉기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 후 이란 국민을 향해 ‘이란 정부에 맞서 봉기하라’고 여러 차례 촉구했지만, 현재까지 대규모 시위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 이는 이란 도시 곳곳에서 보안군과 민간 준군사 조직의 순찰이 강화된 영향으로 보인다.
쿠르드족의 전투 준비 움직임은 이미 포착됐다. CNN은 쿠르드 민병대가 지난 3일 도요타 랜드크루저 LC71 차량 50대를 구매했다고 보도했다. 이 차량은 험난한 지형에도 기동하기 비교적 수월한 사륜구동 모델로, 이라크와 이란 국경의 산악 지대를 넘기 위해 구매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로이터도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쿠르드 민병대가 최근 미국과 접촉해 이란 서부 지역에서 이란 보안군을 상대로 어떻게 공격을 펼칠지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상황에서 이란 보안군을 약화시키기 위한 공격 준비 훈련을 진행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쿠르드족은 현실적인 이유로 미국의 손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쿠르드족은 약 3300만~4500만 명 규모에 이르지만, 독립 국가 없이 튀르키예·이란·이라크·시리아 등 네 나라에 흩어져 살고 있다. 네 나라 모두 쿠르드 독립을 경계하고 있어 숙원인 독립국 건설을 위해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의 지원이 필요하다.
이란 정부도 이라크 쿠르드 세력의 동향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하고 선제 타격에 나섰다. 전날 이라크 쿠르디스탄 지역 내 이란 반정부 세력 캠프를 겨냥해 두 차례 드론 폭격을 가했다.
쿠르드족 참전이 이란 내 민족 갈등을 자극할 경우 내전으로 이어져 지역 정세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아제리족은 이란에서 가장 큰 소수 민족이다. 쿠르드족은 두 번째로 큰 소수 민족(전체 인구의 약 5~10%)이지만 역사적으로 가장 조직화돼 있고 전투적인 집단으로 평가된다. 또한 남동부 시스탄·발루치스탄 주에서는 오랫동안 정권과 무력 충돌을 벌여온 수니파 발루치 분리주의 단체들도 다수 존재한다.
영국 가디언은 “이란 내 여러 소수 민족 공동체의 무장 단체들을 지원하는 것은 ‘벌집을 건드리는 것과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온다”면서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된 이란 내부의 분열을 더욱 악화시키고, 현 정권이 붕괴할 경우 혼란스러운 내전으로 이어질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