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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 제재 결론 3월 넘어가나…금소법 첫 적용에 당국 '신중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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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소위만 세 차례…홍콩ELS 제재 논의 장기화
금융소비자보호법 적용 첫 시험대
과징금 규모에 은행들 촉각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사태 제재 수위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장고가 길어지고 있다. 이번 사안이 금융소비자보호법 적용 첫 사례인 데다 향후 금융상품 판매 규제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판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는 18일 예정된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도 홍콩 ELS 제재 안건이 상정될 가능성이 불투명해, 최종 결론이 3월 안에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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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ELS 제재 결론 안갯속…18일 금융위 정례회의 분수령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홍콩 ELS 제재 안건을 두고 현재까지 안건심사소위원회를 세 차례 개최했다. 해당 안건은 지난달 25일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심의됐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같은 달 26일 안건소위로 넘어갔다. 이후 안건소위에서도 최종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서 추가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팎에서는 특정 사안을 두고 안건소위가 세 차례 이상 열리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해외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의 경우 세 차례 안건소위 끝에 정례회의에 상정됐다. 정례회의는 금융 정책과 감독 관련 안건을 최종 의결하는 자리다.

금융당국은 이달 18일 예정된 정례회의에 해당 안건을 상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부 과태료의 제척기간이 3월 만료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안건소위 논의가 추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과징금 문제를 두고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충분한 검토를 거쳐 적정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결정에 승복하기 어려울 경우 결국 법원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18일 정례회의에서도 이번 사안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통상 금융위원회 정례회의가 2주 간격으로 열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18일 회의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할 경우 홍콩 ELS 제재 관련 최종 결정은 3월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당국의 판단을 어렵게 하는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2009년 제정된 '표준투자권유준칙 모범규준'을 둘러싼 해석 문제다. 은행권은 준칙에 따라 투자자 성향 평가 배점 등을 자율적으로 정해 판매했기 때문에 불완전판매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반면 금융감독원은 금소법상 필수 고려 항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손실 위험을 산정하는 백테스팅 기간을 10년으로 설정한 것이 적절했는지 여부를 두고도 금융당국과 은행권 간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쟁점을 둘러싸고 안건소위원들의 질의와 추가 자료 요구가 이어지면서 심의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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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ELS 제재 결론에 쏠린 눈…금소법 적용 '첫 시험대'
금융당국이 이번 사안을 신중하게 들여다보는 이유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적용 첫 사례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홍콩 ELS 사태는 2021년 금소법 시행 이후 발생한 대표적인 금융상품 판매 분쟁으로, 자본시장법뿐 아니라 금소법을 함께 적용해 판단해야 하는 사례로 꼽힌다. 금융당국과 법원, 은행권 사이의 시각 차이 역시 두 법의 해석 문제에서 나타난다. 자본시장법은 투자자의 자기책임 원칙을 강조하는 반면 금소법은 설명의무와 적합성 원칙을 강화해 판매자의 책임 범위를 넓게 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당국은 소비자 보호쪽에 더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라임 사태나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모기지 상품처럼 위험성이 높은 금융상품은 과거에도 있었다"며 " 중요한 것은 금융기관이 상품 설계 단계에서 리스크를 충분히 파악했는지 여부다. 리스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면 그에 대한 대응과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금융기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도 이번 제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당국이 소비자 보호 기조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결정이 향후 금융상품 판매 규제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판단은 금융기관의 판매 책임이 어디까지인지, 금융소비자 보호가 어느 범위까지 적용돼야 하는지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자율배상 등 사후적 노력을 기울였고 ELS가 시장 변동성이 큰 상품이라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홍콩 H지수는 한때 중국 경제 성장 기대를 반영하며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목하던 지수였지만 2021년 이후 미·중 갈등과 중국 경기 둔화 영향으로 큰 폭의 변동성을 겪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ELS 손실을 단순한 판매 책임으로 볼 것인지, 시장 변동성에 따른 투자 위험으로 볼 것인지에 따라 책임 범위를 둘러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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