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간 가까이 진행된 회의에선 ‘관광 수출액 39조 원’, ‘수출 8위권’ 위상에 걸맞은 국가 관광 전략을 볼 수 없었다. 대신 지엽적인 민원과 재탕 정책만 난무했다. 이렇게 7년의 기다림은 산업의 본질과 현실을 꿰뚫는 통찰 없이 형식만 갖춘 ‘맹탕’ 회의가 돼버렸다.
7년 만에 개최…민원과 재탕만 난무
가장 뼈아픈 대목은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어젠다 설정 능력의 부재다. 관광이 반도체, 자동차와 맞먹는 국가의 핵심 ‘먹거리’라면 그에 걸맞은 부처 간 칸막이를 걷어낼 거시적인 정책 사령장을 대통령 앞에 내놔야 했다. 방한 외래객 3000만 목표 조기 달성도 ‘한 번 해보겠다’라는 의지가 아니라 전략을 제시해야 했다. 누더기가 된 ‘관광진흥법’ 전면 개정, 고갈 위기에 놓인 관광진흥기금 수혈 대책 등 미래 성장에 필요한 근본 어젠다는 아예 거론조차 없고, 시장의 자생력을 저해하는 ‘독약’이 될지 모를 ‘반값 여행’만 내세웠다.
관광의 진정한 가치를 증명했는지도 의문이다. 관광은 단순히 먹고 노는 ‘유람’이 아니다. 갈수록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을 살려낼 생존 전략이자 국가 수출의 핵심 축이다. 하지만 이번 회의는 이러한 관광의 산업적 가치를 보여주기보다 바가지요금, 할인 쿠폰 배포 등과 같은 단편적인 이슈에만 매몰됐다.
그렇다고 외국인은 고속·시외버스 예약조차 어려운 현실, 지방 관광의 아킬레스건인 대중교통망 확충 같은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지지도 않았다. 국가의 미래를 바꿀 ‘전략 산업’으로써 관광 산업 육성의 국민적 이해와 지지보다 막대한 예산만 들어가는 ‘소비성 산업’이라는 오해를 사지는 않았을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관광산업 DX 등 고부가가치 전략 실종
업계를 대표해 참석한 이들의 구성도 전략의 빈곤함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국가 전략을 논하는 자리가 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여행) 생태계에 무지한 이들로 채워지면서 자기 사업에 필요한 규제 완화와 같은 지엽적인 문제를 늘어놓는 ‘민원 창구’로 전락했다. 정작 “어떤 지원을 하면 시장을 키울 수 있느냐”는 대통령 질문엔 “정부 지원을 생각해 본 적 없다”라거나 “아이돌 지방 공연을 늘려달라”는 엉뚱한 답변만 나왔다. 디지털 전환(DX) 같은 고부가가치 관광 생태계 구축의 담론을 제시할 진짜 전문가가 배제된 채 이익 단체의 목소리만 가득했던 셈이다.
지금 관광 산업 현장에 필요한 것은 여러 부처로 나뉜 정책과 제도의 복잡한 역학 관계를 조율할 강력한 ‘컨트롤 타워’다. 관광은 이미 단일 부처의 의지와 힘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복잡다단한 영역이 됐기 때문이다. 지역 소멸의 해법이 관광객 62명 소비액에 있다는 단순 데이터 놀음에 취해있을 때가 아니란 얘기다.
7년을 기다린 대통령 주재 국가관광전략회의가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는 냉혹한 비판과 평가에서 벗어나려면 지금이라도 산업 전반의 구조 개혁 방안을 찾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한 번의 실수는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반복하면 실력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