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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펴지고, 허리 펴지고”…쿠쿠·코웨이, ‘가전’ 떼고 ‘라이프’ 입었다 [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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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 ‘2026 서울리빙디자인페어’
- 단일 품목 넘어 ‘공간’으로…라이프스타일의 확장
- 밥솥 깬 쿠쿠, 뷰티·생활가전 등 85종 ‘총출동’
- 정수기 넘은 코웨이, ‘슬립테크’ 침대로 꿀잠 공략

스포츠서울

서울리빙디자인페어 2026 쿠쿠 부스 2. 사진 | 조선우기자blesso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 코엑스=조선우 기자]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은 거대한 ‘반전의 무대’였다. 들어서는 순간, 우리가 알던 그 브랜드가 맞나 싶은 의구심이 호기심으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난 2월25~3월1일까지 진행된 ‘2026 서울리빙디자인페어’ 현장은 밥솥의 대명사 쿠쿠와 정수기의 상징 코웨이가 벌이는 유쾌한 배신의 장이었다. 단순한 가전 전시를 넘어, 주거 공간 전체를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하려는 기업들의 몸부림이 전시장 곳곳에서 감지됐다.

가장 먼저 발길을 멈추게 한 곳은 쿠쿠 부스였다. ‘쿠쿠=전기밥솥’이라는 등식은 이곳에서 철저히 파괴됐다. 부스 관계자는 “올해는 총 85개 제품을 전시했다”며 “브랜드 뮤지엄 형태로 기획해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청소기, 냉장고, 커피머신 등 생활가전 전반으로 확장된 라인업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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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빙디자인페어 2026 쿠쿠 부스 1. 사진 | 조선우기자blessoo@sportsseoul.com



하지만 관람객들의 눈이 휘둥그레진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뷰티 디바이스’다. 주방 한구석을 차지하던 밥솥 회사가 여성들의 화장대까지 넘볼 줄 누가 알았을까. 부스 한 켠은 뷰티 기기를 체험하려는 여성들로 북적였다.

현장에서 만난 50대 여성 관람객은 기기를 얼굴에 문지른 뒤 거울을 보며 “얼굴 한쪽이 살짝 올라붙은 것 같다”며 연신 감탄했다. 짧은 체험 시간에도 즉각적인 반응이 터져 나오는 광경은 꽤 인상적이었다. 브랜드 앰배서더인 배우 이준호의 미소 입간판 뒤로, 쿠쿠는 이미 종합 가전 기업으로 변모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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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빙디자인페어 2026 코웨이 부스 1. 사진 | 조선우기자blesso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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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빙디자인페어 2026 코웨이 부스 2. 사진 | 조선우기자blessoo@sportsseoul.com



쿠쿠의 변신에 놀란 가슴을 안고 바로 옆 코웨이 부스로 향했다. ‘밥을 지으려면 물이 필요하니 정수기가 메인이겠지’ 했던 기자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코웨이 부스의 주인공은 물이 아니라 ‘잠(Sleep)’이었다. 부스 입구부터 길게 늘어선 대기 줄의 정체는 침대 체험존이었다. 코웨이는 이번 페어에서 침대를 단순한 가구가 아닌, 건강을 관리하는 최첨단 ‘슬립테크(Sleep-tech)’ 디바이스로 정의했다.

올 상반기 출시 예정이라는 스마트 매트리스 3종은 눕는 순간 허리를 부드럽게 스트레칭해주며 관람객을 유혹했다. 드넓은 코엑스 전시장을 걷느라 발바닥이 뜨거워질 무렵 만난 침대와 안마의자는 그야말로 사막의 오아시스였다. 체험을 마치고 일어난 한 40대 남성은 “편안하게 누워 케어를 받다 보니 나도 모르게 잠들 뻔했다”며 코웨이의 침대 기술력에 혀를 내둘렀다. 정수기와 공기청정기는 그 곁을 묵묵히 지킬 뿐, 이날 관람객들의 마음을 훔친 건 단연 침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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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빙디자인페어 2026 오뚜기 부스 1. 사진 | 조선우blessoo2sportsseoul.com



이 밖에도 전시장 곳곳에서는 익숙한 브랜드들의 낯선 시도가 이어졌다. 노란색 아이덴티티를 과시한 오뚜기나 선풍기의 명가 한일전기 등도 저마다의 상징성을 담은 굿즈와 소품으로 관람객의 발목을 잡았다. 신혼집을 꾸미거나 인테리어 변화를 꿈꾸는 이들에게 이번 리빙페어는 단순한 구경거리가 아니었다. 일대일 상담을 받고, 직접 누워보고 만져보며 비교 체험을 할 수 있는 실전의 장이었다.

이번 ‘2026 서울리빙디자인페어’는 명확한 메시지를 던졌다. 기업들이 더 이상 특정 제품군이라는 좁은 울타리에 갇혀있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발의 피로를 잊게 할 만큼, 가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장을 목격하는 즐거움은 충분하다. 쿠쿠와 코웨이의 유쾌한 배신이 우리 집 안 풍경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기대되는 하루였다. blesso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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