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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처럼 다치는 말…‘트랙의 주치의’ 말 수의사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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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사진 | 한국마사회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수만여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트랙 위를 질주하는 경주마. 화려한 레이스 뒤엔 말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고,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24시간 분투하는 이들이 있다. 한국마사회 소속 말수의사다.

국내에서 말 수의사로 활동하는 인력은 60명 내외다. 반려동물 수의사와 다르게 말수의사는 500kg에 달하는 거대한 체구를 상대하므로 고도의 전문성과 체력이 필요하다.

◇말 전문 2차 병원, 마사회 동물병원

마사회 동물병원은 말만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말 전문 2차 병원’이다. 1차 기관에서 처치하기 어려운 수술이나 고난도 진료를 담당한다. 전국 3개 경마공원(과천·부산·제주)과 2개 목장(장수·제주)에 각각 동물병원이 설치돼 있다. 소속 수의사만 30여 명에 달한다.

진료 대상은 경주마와 승용마로 나뉜다. 경주마는 경마에 출전하는 말이다. 승용마는 교육용·관상용·재활 승마용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특히 제주도엔 우리나라 고유 품종인 제주마가 있다. 마사회 동물병원은 국내 말 품종 보존에도 기여하고 있다.

◇경마의 시작과 끝 함께하는 트랙의 주치의

경주에 출전하는 말이 최적의 상태인지 확인하는 ‘출전 전 검진’은 경마 공정성을 확보를 위한 필수 절차다. 심박수 확인, 보행 검사 등을 통해 이상 발견 시 해당 말의 출전을 제한하며 안전사고를 예방한다.

경주 중 발생할 돌발 상황에도 말 수의사의 역할은 크다. 트랙 인근에서 대기하다 사고 발생 시 즉각 투입돼 응급 처치를 시행한다. 경주가 끝난 뒤 모든 말의 상태를 재차 확인, 후유증이 없는지 살피는 것도 필수다.

◇운동선수처럼 다치는 말, 수술로 다시 뛰게 한다

말 수의사가 가장 많이 다루는 질환은 근골격계 질환. 경주마와 승용마는 모두 기승과 훈련을 반복하는 동물이다. 사람으로 치면 전문 운동선수에 해당한다. 근육통부터 인대 부상, 관절 내 골편(뼛조각) 생성, 골절까지 다양한 부상이 발생한다.

진단과 처치는 정밀하다. 관절경 수술로 골편을 제거하는 등 고난도 수술도 진행한다. 수술 후 통상 약 6개월간 재활 기간을 거친다. 성공적으로 회복한 말이 상금 규모가 큰 대상경주에서 우승하는 사례도 있다.

근골격계 외에도 ‘산통(疝痛)’이라 불리는 소화기 응급 질환도 주요 치료 대상이다. 말은 특성상 장이 꼬이거나 가스가 차는 증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응급 수술이 필요한 위험 상황이다. 말 수의사는 위급 상황에도 신속한 처치로 말의 생명을 지킨다. 또 진료 기록은 경마 고객에게 투명하게 공개된다.

◇예민하고 섬세한 동물, 말과 교감 핵심

말은 예민하고 섬세하다. 낯선 환경이나 큰 소리에 쉽게 긴장한다. 진료 중 의도치 않게 수의사를 다치게 할 수도 있다. 500kg이 넘는 말이 놀라 발버둥 치면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말 수의사는 진료 내내 행동을 주시한다.

반면 말은 훈련이 잘 되는 영리한 동물이다. 장난기 많은 말이 입술로 수의사의 옷을 건드리거나 머리로 살짝 밀치는 등 친근함을 표현하기도 한다. 말 수의사에게 큰 보람과 유대감을 안길 땍 있다. 말과 교감이 깊어질수록 진료의 정확도와 효율이 높아진다.

말 수의사는 오늘도 말의 생명과 경마의 안전을 지키는 ‘트랙의 주치의’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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