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국립창원대학교 박물관 조사단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수화기 너머 들려온 목소리에는 떨림과 간절함이 교차했다. 10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미국 하와이의 낯선 땅 밑에 잠든 독립운동가 이만정 지사(1870∼1949·사진)의 역사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 순간이었다.
5일 창원대 박물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지사는 1905년 가족을 고국에 둔 채 홀로 하와이로 건너갔다. 그는 사탕수수 농장에서 잠자는 시간을 빼고 일해 모은 돈을 독립자금에 보탰다. 이 지사는 1910년 대한인국민회 쿠쿠헤리 지방회 학무원을 시작으로, 1938년 대한인동지회 호녹가 지방회 회장, 1942년 재미한족연합위원회 서기 겸 재무원을 역임하며 평생을 독립운동에 바쳤다.
그의 후손들이 창원대에 기증한 당시 자료들을 보면 고단한 노동 속에서도 조국 독립을 위해 동료들과 머리를 맞댔던 기록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창원대 연구팀은 고고학적 유물과 사료의 정밀한 교차 분석을 통해 이 지사의 삶이 ‘독립 운동’ 그 자체였음을 증명해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이 지사는 정부로부터 독립유공자로 최종 서훈돼 건국포장을 받게 됐다.
창원=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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