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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유 78%·수입소고기 64%↑…금리도 들썩 ‘2% 성장’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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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대란發 인플레 공포]
삼겹살·한우·닭고기 10%대 오르고
석유류 가격 상승에 농가·공장 타격
밥상물가 비상…단기 해소 어려워
조달비용 늘며 대출금리 인상 조짐
물가 상승률 3%대로 치솟을 수도
서울경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와 물류비가 동시에 뛰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소비자물가는 고환율 부담 속에서도 저유가 수혜로 2% 초반대 상승률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유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따른 물류비까지 전가되면 저물가 기조가 뒤집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최근 시장금리까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고물가에 이자 부담까지 더해질 경우 가까스로 회복 조짐을 보이던 소비심리가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서민 생활과 밀접한 먹거리 물가부터 꿈틀대고 있다. 5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전날 기준 소·돼지·닭고기 등 축산물 평균 소비자가격이 1년 전보다 대거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돼지 삼겹살은 100g 당 2637원으로 1년 전보다 13.5% 올랐고 목심은 2442원으로 14.5% 상승했다. 비교적 저렴한 앞다리도 1548원으로 11.8% 올랐다. 한우도 오름세가 가파르다. 안심(1등급)은 1만 5247원, 등심은 1만 2361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0.8%와 13%씩 상승했다. 닭고기(육계)도 kg당 6263원으로 11.1% 올랐으며 계란 한 판(특란)의 가격 상승률도 5.9%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공급을 늘리기도 어려운 상태다. 돼지고기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따른 출하 지연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ASF 발생 건수는 현재까지 22건으로 지난해 전체 발생 건수(6건)의 세 배가 넘는다. 닭고기와 계란 역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살처분과 생산량 감소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 AI는 이번 동절기 발생 건수가 50건을 돌파했다. 고환율 영향에 따라 미국산 소고기값도 급등했다. 미국산 척아이롤(냉장)은 100g당 4089원으로 1년 전보다 63.7%나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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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류 가격은 이미 초인플레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국제 등유 가격은 4일 기준 배럴당 231.41달러로 하루 만에 77.7% 폭등했다. 등유 가격 상승은 비닐하우스 난방이 필수인 화훼 농가와 채소 농가는 물론 영세 공장 가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1년 전보다 20.9% 상승했고 휘발유와 경유도 각각 9.1%, 17.9% 오른 상태다.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류 가격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미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이날 오후 기준 1834원으로 1800원을 돌파했다. 최근 사흘 만에 100원 이상 뛰었다. 내릴 때는 천천히 내리고 오를 때는 하루이틀 만에 급등하는 국내 유류값 결정 과정이 이번에도 또다시 반복된 셈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당분간 등유와 항공유 등을 중심으로 이상 급등 현상이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따라 원유 수송선 입항이 줄어들 경우 국내 정유사들이 정제설비 가동률을 낮출 가능성이 높은데 이 과정에서 등유와 항공유 등의 생산량이 즉각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유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나마 봄철이라 농가 피해는 덜하겠지만 영세 공장 등은 가동을 멈춰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거시적으로 보면 올해 물가가 뛰면서 성장률까지 억누를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소비자물가 가중치(총지수=1000)에서 석유류(4.7%)와 축산물(2.6%)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물가 상승률이 3%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물가 상승은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려 서민과 취약 계층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킨다.

인플레 우려 속에 국고채 금리가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은행들의 대출금리도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4일 기준 연 3.765%로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달 27일 대비 0.193%포인트 올랐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의 지표 금리가 상승하면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도 들썩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하나은행의 5년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달 말 4.282~5.482%에서 이날 4.435~5.635%로 0.153%포인트 뛰었다. 정책대출 이자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물가 상승률은 2% 안팎으로 예상되지만 전쟁이 길어지면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며 “가계부채가 많고 금리도 높아 이미 소비가 위축돼 있는데 물가까지 오르면 서민 경제에 더 큰 충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민우 기자 ingaghi@sedaily.com김병훈 기자 cos@sedaily.com이정훈 기자 enoug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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