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이라크 쿠르드 자치지역의 미군 주도 연합군이 주둔한 아르빌 국제공항 인근에서 미사일·드론 공격으로 이낳ㄴ 연기가 치솟고 있다.(사진=AFP) |
4일(현지시간) AP통신은 미국의 지원 요청에 따라 이라크 북부에 기반을 둔 이란계 쿠르드 반정부 단체들이 이란 국경을 넘는 군사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쿠르드 무장단체 쿠르디스탄자유당(PAK) 관계자는 AP통신에 “일부 병력이 이란 국경 인근 지역으로 이동해 대기 상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들이 참전하면 이란 전쟁은 지상전 개시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 지도자와 지난 1일 통화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 같은 전망에 한층 힘이 실리고 있다. 복수의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통화에서 쿠르드 무장단체가 작전을 펼칠 수 있게 국경을 열고 군사적으로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쿠르드 지도자들과 통화한 것은 사실이다”며 “이라크 북부에 있는 미군 기지와 관련된 논의를 위한 것이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이 이란에서 대중 봉기를 촉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쿠르드 세력을 무장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쿠르드 반정부 세력이 이란 서부에서 지상 작전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고 이들의 역할은 이란 정권을 무너뜨릴 대규모 시민 봉기가 일어날 수 있도록 이란 보안군과의 교전을 담당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의 희생을 최소화하면서 이란의 정권교체를 이루려는 방법으로 쿠르드의 힘을 빌리는 방안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이번 전쟁으로 미군 6명이 사망한 상황에서 미군을 지상전에 투입하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의 분열 가능성뿐만 아니라 탄핵의 빌미를 줄 수 있어서다.
이미 미국은 2010년대 이슬람국가(IS) 소탕전에서 쿠르드족의 힘을 크게 빌린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 집권 1기 때 시리아에 주둔하던 미군이 시리아 내 쿠르드족 민병대인 시리아민주군(SDF)과 함께 IS 퇴치 작전을 벌였다. 그러나 미군이 2019년 10월 쿠르드족이 장악하고 있던 시리아 동북부에서 철수를 결정하면서 시리아 내 쿠르드족은 ‘국경 안전’ 이유로 삼은 튀르키예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당시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쿠르드족을 ‘버렸다’는 비판이 나왔다.
쿠르드족은 현실적인 이유로 또 한 번 미국의 손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쿠르드족은 약 3300만~4500만명 규모로 독립 국가 없이 튀르키예·이란·이라크·시리아 등 네 나라에 흩어져 살고 있다. 네 나라 모두 쿠르드 독립을 경계하고 있어 숙원인 독립국 건설을 위해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의 지원이 필요하다. 쿠르드 무장단체는 오랜 기간 이란 중앙정부와 갈등을 이어 온 만큼 이번 전쟁이 이란 정권을 약화시킬 전략적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이후 들어선 신정 체제와 쿠르드 무장단체는 무력 충돌을 벌였다. 당시 이란군은 쿠르드 도시와 마을을 파괴했고 수개월 동안 이어진 전투로 수천 명이 사망했다.
쿠르드족 분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