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이스라엘의 방공무기 체계 아이언돔 |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으로 러시아가 뜻밖의 이득을 보고 있다고 미국의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산 패트리엇 미사일 등 방공·요격 무기가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공격용 드론 방어를 위해 집중 투입되면서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에 필요한 요격미사일 재고가 동이 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걸프 국가들은 이번 이란 전쟁 초기에 이란의 반격을 격퇴하기 위해 지금까지 수백 발의 요격미사일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걸프 국가들이 비축해놓은 요격 미사일의 재고가 며칠 분량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가 인도-태평양 지역을 비롯한 다른 여러 지역의 요격미사일 비축량을 감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탄도 미사일 한 기를 요격하려면 최소 두 발의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이 필요한데, 첫 두 발이 요격에 실패할 경우 세 번째 또는 그 이상의 요격미사일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1기당 가격이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PAC-3 미사일 한 발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미국 전역은 물론 스페인 등 먼 나라에서도 부품 조달이 필요하고 생산과 납품에 최소 수 개월이 소요된다.
미국의 요격미사일 재고가 이란을 상대하는데 집중되면서 가장 불안감을 느끼는 나라는 우크라이나다.
러시아와의 전쟁이 4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매일 같이 적의 탄도미사일과 공격용 드론의 피습에 시달리고 있는 우크라이나로서는 미국 등 서방국들이 제공하는 PAC-3 등 첨단 요격미사일이 전쟁 수행에 필수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공군의 파블로 옐리사로프 부사령관 자국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격이라면서 유일한 해결책은 패트리엇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
우크라이나와 서방 정보당국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한 달에 약 80기의 탄도 미사일을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탄도 미사일 뿐 아니라 러시아의 공격용 드론도 큰 위협이다. 러시아는 이란이 최초로 개발한 공격용 드론 샤헤드를 매일 수백 대씩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데 투입하고 있다. 러시아는 2023년 이란 측과의 기술이전 계약 이후 이 드론을 자체적으로 대량생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위협을 무력화시키지 못한 채 방어 수단을 거의 다 소진해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와 관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일 요격 미사일은 "우리에게 생사가 달린 문제"라면서 이란 문제로 인해 서방의 요격무기 제공이 제한될지 여부에 대해 유럽의 협력국들에 문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매달 최소 60기의 PAC-3 요격 미사일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상공의 미사일 |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정부는 유럽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들에 요격 미사일 제공을 요청했으나 유럽 국가들 역시 요격 무기 부족에 시달려 난망한 상태다.
지난 2월 이후 독일 한 나라만 우크라이나에 단 5기의 요격 미사일 제공을 확약했다고 WSJ는 전했다.
문제는 패트리엇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으로 늘고 있음에도 생산 속도가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 국방부의 고위직으로 일했던 안보전문가 니코 랑게는 미국과 유럽이 지상 기반 방공 무기 생산을 더 일찍 대규모로 늘리지 못한 것은 중대한 전략적 실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에게는 4년이라는 시간이 있었다"며 "이제 우리는 취약해졌고, 러시아·이란·중국은 우리가 너무 적은 무기를 너무 느리게 만드는 것을 알고서 전략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적성국인 중국·러시아·이란이 서방국들의 미사일 재고량을 압도하기 위해 값싼 드론과 탄도 미사일을 대량 생산하는 데 점점 더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미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마이클 코프먼 선임연구위원도 "현 (방공무기) 생산 속도와 최근의 군비 지출 경향은 우크라이나의 점증하는 방공무기 수요에 긍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제조사인 록히드마틴은 연간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생산량을 현 약 600기 수준에서 2030년 말까지 2천발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WSJ은 전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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