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사진=연합뉴스 |
아시아투데이 최영재 도쿄 특파원 = 일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이 아베 신조 전 총리 피격 사건 이전까지 매년 150억엔(한화 약 1400억원) 안팎의 자금을 한국으로 송금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도쿄고등재판소가 4일 내린 교단 해산 명령 결정문에서 그 내역이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결정문에 따르면 일본 교단은 2019~2021년도에 각각 144억엔, 157억엔, 179억엔을 해외로 송금했다. 송금된 전체 금액의 90% 이상이 한국으로 흘러들어갔으며, 목적지는 서울 근교 청평에 위치한 세계본부를 비롯해 관련 재단과 발레단 등으로 명시됐다.
교단의 일본 내 연간 수입은 400억~500억엔 규모로, 대부분 신자들의 헌금에서 나왔다. 교단은 이 가운데 약 3분의 1을 '해외 선교 원조비', '교화비', '제전비', '문화·스포츠 진흥비' 등의 명목으로 한국으로 송금해왔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은 통일교 창시자 고 문선명 전 총재와 현 한학자 총재가 이끄는 단체로, 일본 내에서는 "헌금 부담이 과중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결정문에 따르면 교단은 헌금 목표액을 신자들에게 사실상 할당하며,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에 건설 중이던 대형 시설 '천정궁'을 이유로 가정당 183만엔의 헌금을 자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단 측은 그동안 "노르마(개인 할당량)는 없다"고 주장해 왔지만, 실질적으로 신자들에게 상당한 금전적 부담을 지운 셈이다.
2022년 7월 발생한 아베 전 총리 피격 사건 이후 교단의 해외 송금액은 크게 줄었다. 2022년도 송금액은 93억엔으로 급감했고, 2023년과 2024년에는 송금 실적이 '제로'였다. 교단은 사건 직후인 2022년 10월 "해외로의 송금을 최소 1년간 정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 헌금 수입이 감소하면서 송금 재개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교단은 공식적인 해외 송금이 중단된 뒤에도 일부 신자들이 개인적으로 현금을 들고 한국으로 건너가 직접 헌금을 하는 행위가 이어졌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교단 측은 "해외 송금과는 별도로 신자 개인의 신앙 행위까지 통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일본 본부는 이번 해산 결정에 대해 "부당한 판단"이라며 즉각 상고 의사를 밝혔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지난해 말 종교법인법에 근거해 통일교에 대한 해산 명령을 청구했으며, 고등재판소는 교단이 신자들에게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반복적으로 끼쳤다고 판단했다. 법원이 통일교 해산을 명령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현재 일본 정부는 통일교 법인 해산 절차와 별도로 교단 재산의 투명한 관리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교단 소유 부동산과 자산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실태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피해자 구제를 위한 지원 법안도 논의되고 있다.
한국의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은 일본 법원의 이번 결정에 대해 "각국 교단의 내부 운영 문제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 교단의 장기간 송금이 한국 본부 운영 재정의 큰 비중을 차지해온 만큼, 향후 재정 구조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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