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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유조선 7척, 호르무즈 해협 갇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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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재계 긴급 간담회
재계 “정부가 도와달라”
국가 7일치 소비량 육박
반도체 헬륨 수급도 비상
전기료 인상 우려도
조선일보

선박이동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 지도에 3월 5일 오전 11시 호르무즈 해협 상황. 이동하는 배들이 표시되어야 할 빨간 화살표 이동은 거의 없고, 해협에 움직이지 않고 정박된 배들(빨간 점)이 모여 있다. / 마린트래픽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국내 정유사에 원유를 공급하는 유조선 7척이 이란 인근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사실상 갇혀 있는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선박 1척당 최대 200만 배럴을 선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한국 전체 석유 하루 소비량으로, 7척 선적 총량은 국가 7일 치 소비량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국회에서 민주당·재계 긴급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상황을 밝혔다.

김 의원은 “배 1척당 큰 규모의 경우 원유 200만 배럴을 싣고 있는데, 이는 대한민국 전체 석유 하루 소비량”이라며 “국가 석유 소비에 문제가 되는 상황인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는 촉구가 재계로부터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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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3일(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 해안에 유조선들이 정박해 있는 모습. / 로이터 연합뉴스


외통위 등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유조선 7척은 호르무즈 해협 정세 악화로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고 대기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선박 7척이 해협 인근에서 발이 묶여 꼼짝도 못 해 한국으로 돌아오는 항로로 진입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장기화하면 국가 원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했다.

석유화학 및 정유업계는 이날 간담회에서 “정부 차원의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여당 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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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상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사우디아라비아, 두바이·아부다비 등 아랍에미리트(UAE), 튀르키예 등 중동 전역으로 확전하는 양상이다. 사태가 악화하고 물동량 수급이 불안정해질 경우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뿐 아니라 국가 전략 분야인 반도체 산업까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반도체 생산의 필수 소재인 헬륨의 90%가 중동에서 수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생산 차질과 함께 가격 경쟁력 저하 우려도 나왔다. 김 의원은 “반도체 업계는 석유 가격 인상이 국내 전기료 인상으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단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기에 가격 경쟁력에 심각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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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각)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강경 조치를 선포한 가운데 공격했다는 팔라우 선적의 유조선 스카이라이트호. /X(엑스)


특히 “반도체 생산의 핵심 소재인 헬륨의 90%가 중동에서 조달된다”며 “(업계에서)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고 했다. 또 현재 UAE를 중심으로 진행 중인 데이터센터 7~8기 건설 프로젝트가 지연될 경우 국내 반도체 수출 물량도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고 한다.

간담회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 HD현대오일뱅크, SK, GS칼텍스, 한화오션,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등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재계는 이날 간담회에서 한미 관세 합의 이행에 필요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을 조속한 시일 내에 처리해달라고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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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동 현안 관련 더불어민주당-재계 긴급 간담회에서 김영배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현재 여야는 오는 12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대미투자특별법을 처리하기로 합의하고 법안 심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미투자특위 법안심사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간담회에서 “어제 3분의 2 정도 법안 심의를 마쳤다”며 “오늘 중이면 아마 거의 끝나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는 이어 “오늘 마치면 9일 특위에서 의결하고 12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도록 예정돼 있다”고 했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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