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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식 "국내는 통신, 해외는 AI"…LG유플러스 'AI 소프트웨어 수출'로 판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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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26]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
통신 시장 성장 한계, LG AI연구원과 협력
음성 AI 익시오 13개국 해외 통신사 논의
"매출보다 이익", AX 전환으로 투자 재원 확보
[바르셀로나(스페인)=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홍범식 LG유플러스 최고경영자(CEO)가 내수 중심 통신사업을 넘어 글로벌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전환하는 체질 개선에 나선다.

국내에서는 AI 보안 투자 등을 통해 통신 경쟁력을 강화하고, AI 소프트웨어로 글로벌 진출에 나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이데일리

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6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홍범식 CEO의 모습(사진=LG유플러스)


홍 CEO는 4일(현지시간) MWC26이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사의 중장기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의 지향점은 통신과 AX(인공지능 전환) 기술의 솔루션화를 주도하는 AI 중심 소프트웨어 기업이 되는 것”이라며 “통신 인접 영역에서 확보한 기술 경쟁력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도전의 배경에는 국내 시장에 대한 냉정한 현실 인식이 깔려 있다. 성장 여력이 제한된 국내 통신시장에서 ‘언더독’ 위치로 가입자 수를 빼앗는 단기 경쟁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AI 시대 투자 비용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국내 시장만으로 재원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위기감도 작용했다.

홍 CEO는 “성장이 멈춰 있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대한민국 시장에서 이 재원을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며 “AI 시대에 글로벌로 확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결국 통신을 넘어 AI 소프트웨어로 무대를 옮겨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통신은 각국 규제로 해외 확장이 까다롭지만, LG AI연구원과 함께 추진하는 AI 소프트웨어는 수출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 홍 CEO의 판단이다. 국내 통신사가 통신망을 넘어 AI 소프트웨어라는 별도 사업 포트폴리오로 해외 진출을 공식화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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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6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홍범식 CEO의 모습(사진=LG유플러스)


글로벌 진출의 선봉은 음성 AI 서비스 ‘익시오(ixi-O)’다. 회사는 향후 기존 서비스를 고도화한 ‘익시오 프로’를 출시할 계획이다. 익시오 프로는 화자 식별을 넘어 어조와 대화 흐름, 감정 상태까지 분석해 사용자에게 맞춤형 정보를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AI 에이전트’ 역할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수익화는 익시오 솔루션 자체를 해외 통신사에 판매하는 방식과, 내재된 핵심 기술 사양을 플랫폼화해 기업간거래(B2B)로 공급하는 방식이 병행될 전망이다.

홍 CEO는 음성 통화가 만들어내는 원천 데이터가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가 갖지 못한 통신사만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루 5000만건의 음성 통화에서 나오는 위치·맥락·감정 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한 주체가 통신사”라며 “보이스 AI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우리가 선구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사스포칼립스(Software Apocalypse)’로 불리는 소프트웨어 가치 재편 논의 속에서도, 통신사가 보유한 데이터 기반 차별화는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홍 CEO는 “스마트폰 시대의 주인공이 터치였다면, AI 시대에는 음성이 주인공이 될 것”이라며 “피지컬 AI, 로봇, AI 글라스는 터치가 아니라 음성 중심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익시오가 출시 1년 만에 가입자 120만명을 확보했고, 통신 서비스 특유의 고착도(락인 효과)가 80%를 넘는다는 점도 경쟁력의 근거로 제시했다.

해외 확장도 구체화하고 있다. 홍 CEO는 현재 아시아·유럽·남미 13개국 통신사 CEO들과 직접 논의 중이며, 올해 첫 수출 성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통신사 자인(Zain)과 체결한 MOU는 데이터 주권 이슈로 온프레미스(자체 설비 구축) 방식을 놓고 협상을 이어가는 중이다. 수익화 모델과 관련해서는 “유럽은 개인정보 규제가 강하고, 동남아 일부 국가는 기술 성숙도가 낮은 점이 장벽”이라며 “올해 한두 개 사업자와 성과를 만든 뒤 2027년부터 보다 속도감 있게 수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무 전략으로는 소프트웨어 사업의 높은 마진 구조를 바탕으로 ‘매출 대비 영업이익 성장률 2 이상’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홍 CEO는 “이익 성장률이 매출 성장률보다 높은 구조를 만들겠다”며, AI 전환(AX)으로 내부 비용을 구조적으로 절감해 이를 미래 투자 재원으로 재투입하겠다고 설명했다.

내부 기반 강화도 병행한다. 회사는 향후 5년간 정보보안에 7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현재 35% 수준인 클라우드 전환율을 3년 내 8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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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6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홍범식 CEO의 모습(사진=LG유플러스)


B2B 영역에서는 파주 AIDC(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인프라부터 플랫폼,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엔터프라이즈 AI 풀스택’을 구축해 AI 컴퓨팅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오는 2027년 준공 예정인 파주 AI 데이터센터(AIDC)를 중심으로 AI 컴퓨팅 인프라를 확대하고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을 일괄 수행하는 DBO 사업을 추진한다. 네트워크는 5G 단독모드(SA)와 AI 무선접속망(AI-RAN)을 비롯 자동화 솔루션 등을 통해 진화시킬 계획이다. AI 모델 분야에서는 LG AI연구원과 협력해 ‘K-엑사원(EXAONE)’ 기반 통신 특화 AI를 개발하고 소버린 AI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MWC 현장에서 느낀 변화로는 ‘상용화’를 꼽았다. 그는 “작년엔 기술에 대한 가능성을 본 해였다면, 올해는 실제로 기술 상용화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며 “AI를 비전으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본심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CEO의 소임으로 “지금 이 과도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기를 만들고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 것”이라며 “제 다음 후임자는 기본기와 기반을 고민하지 않고 확장과 성장을 고민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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