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부히가스 스페인 바르셀로나 시의회 수석 도시건축가(왼쪽 두 번째)가 바르셀로나의 도시 공공디자인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
세계디자인수도는 WDO가 2년마다 디자인을 통해 경제·사회·문화·환경적 발전을 추구하는 도시를 선정하는 국제프로그램이다.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이 추진해야 할 기본 프로그램 △시민참여와 포용 △도시 공공디자인 △글로벌 디자인 도시브랜드와 이에 따른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찾기 위해 지난달 22일 디자인의 도시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찾았다.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북동부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카탈루냐 자치주의 수도로, 스페인 제2의 경제·산업 중심 도시다. 로마시대부터 조성된 왕궁과 성벽, 도로 위에 바르셀로나인들이 겹겹이 쌓아올린 삶의 경험이 더해 도시 전체가 문화재로 뒤덮여 있다. 한마디로 ‘조상 덕에 후손들이 잘 먹고 잘 사는 도시’인 것이다.
천재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를 비롯한 위대한 건축가들의 유명 작품들이 도시 곳곳에 조성돼 있고, 이를 매개로 매년 세계 각국으로부터 수백만명의 디자인·건축 관계자와 관광객들이 바르셀로나를 찾고 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가 여기에 안주했다면 오늘날 ‘세계적인 디자인 도시’라는 명성은 없었을 것이다.
바르셀로나의 면적은 약 101㎢인 데 반해 인구는 160만명이다. 광역권 기준 약 500만명 규모의 대도시권을 형성하고 있다. 좁은 도시면적에 비해 인구밀도(㎢당 1만5800명)가 매우 높은 편으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계기로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도시를 전면 재정비했다.
특히 바르셀로나시가 2016년부터 도입한 ‘슈퍼블록 프로젝트’는 도시 전체에 디자인을 접목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슈퍼블록은 기존 9개의 블록(가로 400m x 세로 400m)을 하나의 단위로 묶어 외곽도로만 차량 통행을 허용하고, 내부 도로는 보행자·자전거·생활공간으로 전환하는 도시 구조를 지칭한다.
슈퍼블록 프로젝트는 도시의 보행·체류 공간과 광장을 대폭 확대하고, 주민 활동과 커뮤니티 이용을 증가시켜 도시 전역으로 확산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주민들에게 더 많은 공공 공간을 제공해 이웃 간 소통을 촉진하고, 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켰다. 또 교통량이 외곽 도로로 분산되면서 도심 교통 혼잡과 대기질 개선은 물론 소음이 대폭 감소했다.
그렇다면 ‘디자인수도 부산은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라는 벽에 부딪힌다. 차비 칼보 발렌시아 디자인재단 최고경영자(CEO)는 “부산은 한국의 디자인이 무엇인지 보여줘야 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국제적인 관심을 끌어야 한다”며 “공공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무엇을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만이 가진 정치적 아이덴티티(정체성)와 문화, 음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가능성과 포용성·다양성, 전통, 헬스 등 각각의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부산시는 ‘모두를 포용하는 도시, 함께 만들어가는 디자인’을 ‘2028 WDC 부산’ 주제로 정하고, 공공디자인 표준 정착 운영 체계 확립과 같은 실천 및 지속 가능한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서종우 시 정책기획보좌관은 “부산디자인진흥원 산하에 ‘2028 WDC 부산 추진단’을 구성하고, 대중적인 관심과 참여의식 고취, 글로벌 인지도 확산을 위한 국내외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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