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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에...페인트·건자재 업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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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 대부분이 원유 가공 제품
재고로 단기 방어 가능하지만
장기화 땐 수익성 직격탄 우려
정부, 피해 조사·긴급 지원 제공
[이데일리 김영환 김세연 기자]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며 국내 중소·중견 건자재·페인트 기업들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이들 업체들은 수입 원자재 의존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국제 유가 상승 악재가 겹치며 원가 부담이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단기간에는 그동안 쌓아 놓은 재고로 위험을 회피할 수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 될수록 재고 소진으로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중소기업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중동 상황 악화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페인트 업계가 긴장 속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통상 페인트는 원유를 바탕으로 가공한 수지·안료·용제·첨가제 등 4가지 원재료를 주로 사용하는데 이들 대부분이 석유화학 제품이다. 국내 기업들은 해외에서 직접 들여오기보다는 국내 원료사를 통해 조달하지만 원료 가격은 결국 유가와 환율에 연동된다.

페인트 업체 실적엔 이미 지난해 고환율 충격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노루페인트(090350)와 삼화페인트(000390)는 지난해 각각 302억원, 9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0.9%, 49.7% 급감한 수치다.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고환율과 원가 상승이 직격탄이 됐다.

여기에 유가까지 치솟으면 원가 부담은 천정부지 높아진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지난 2~3일 약 12% 올라 배럴당 82달러를 돌파했다. 2020년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역시 3일(현지시간) 4.67% 오른 배럴당 74.56 달러를 기록했다

한 페인트 업계 관계자는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재고분을 쌓아두기 때문에 당장은 여파를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통상 페인트업계는 환율 영향보다 유가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는 점에서 유가가 급상승하면 심각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루페인트와 삼화페인트 관계자 역시 “아직까지 어떤 영향이 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원재료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추이를 보고 있다”며 “장기화됐을 때 원료사에 수급 문제가 발생하면 연쇄적으로 영향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건자재 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창호·배관·바닥재 등에 쓰이는 PVC와 각종 합성수지를 해외에서 들여오는 비중이 높아 국제 유가와 환율 변동에 민감하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며 이미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추가 원가 상승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정부도 한 발 앞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3일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중소기업 피해·애로를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관계 기관과 함께 ‘중동 상황 관련 중소기업 피해·애로 대응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수출입 거래 차질, 물류 지연, 계약 취소, 미수금 발생 등 잠재적 피해 가능성은 현재까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다. 중기부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기술보증기금, 중소기업중앙회 등과 협력해 정보를 공유하고 비상 연락망 체계를 가동하면서 피해 현황 파악에 나섰다.

정부는 긴급 경영안정자금·수출 바우처 한도 상향·물류비 지원 확대·신용보증 지원 등 맞춤형 금융·지원책을 제공할 방침이다. 중기부와 함께 재정경제부·산업통상부 등 관계부처도 범정부 차원의 대응회의를 열고 피해 최소화와 시장 충격 완화를 위한 방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지방 중기청 내 지역수출센터 등을 통해 관내 중동 수출·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라며 “당장 구체화된 피해가 파악된 바는 없지만 예상되는 애로에 대해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위해 대응 중”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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