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데스크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BTC)은 한국 시간 오후 7시 42분 기준 24시간 전보다 7.1% 오른 7만137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 최대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하루 동안 7% 넘게 오르며 수주 만의 고점에 도달했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ETH)도 5% 넘게 상승하며 2000달러 위로 올라섰다. XRP, 솔라나(SOL) 등 주요 알트코인 역시 비트코인을 따라 3~7% 상승했다. 암호화폐 시장 전반을 나타내는 코인데스크20 지수도 5% 이상 올라 2025포인트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차트, 자료=야후 파이낸스, 2026.03.04 koinwon@newspim.com |
◆ 중동 긴장 속에서도 반등…금과 흐름 엇갈려
이번 상승은 중동 긴장이 고조되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나타났다. 이란이 해협을 통한 원유 흐름을 차단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비트코인은 분쟁 이후 약 6만5000달러 부근에서 지지선을 형성하며 반등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은 상승세가 꺾였다. 금 가격은 2일 온스당 5400달러를 넘어선 뒤 현재는 5180달러 수준까지 내려왔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원유 수입 비용이 늘어나면서 아시아 증시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한국 증시를 중심으로 낙폭이 확대됐다.
자산운용사 타거스캐피털은 "비트코인이 위기 상황에서 일부 방어적 특성을 보이기 시작했을 수 있다"며 "금이 최근 고점에서 후퇴한 것은 전통적인 안전자산도 시장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어 "비트코인은 여전히 변동성이 높은 자산이지만 보다 유연한 대안 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 ETF 자금 유입에도 가격 상승 제한
다만 기관 자금 흐름과 가격 움직임 사이에는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상장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최근 5일 동안 약 14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됐지만, 비트코인 현물 가격은 여전히 제한된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파이넥스 분석가들은 ETF 구조 자체가 이런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TF 자금 유입이 곧바로 현물 비트코인 매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TF 지분 생성 과정에서는 승인 참가자(AP·Authorized Participant)로 불리는 금융기관이 실제 비트코인을 매수하기 전에 ETF 지분을 먼저 발행하고 공매도하는 경우가 많다. 이후 몇 시간 또는 다음 영업일에 실제 비트코인을 매수해 포지션을 맞추기 때문에 자금 유입과 현물 매수 사이에 시간 차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ETF 수요가 증가하더라도 실제 현물 시장 매수는 늦게 나타나고, 그 사이 다른 매도 압력과 상쇄되면서 가격 상승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일정 범위에서 정체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비트파이넥스 분석가들은 "ETF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실제 현물 시장에서 비트코인 매수가 즉각 이뤄지지 않으면 가격이 바로 상승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이 눌린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달리오 "비트코인, 금과 동일한 자산 아냐"
한편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립자 레이 달리오는 최근 한 팟캐스트에서 비트코인을 금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중앙은행의 뒷받침이 없고 거래가 모두 공개되는 구조라 프라이버시가 부족하며, 장기적으로 양자컴퓨팅의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은 단 하나뿐이며 가장 확립된 화폐"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다만 발언이 나온 날 금 가격은 약 3% 하락한 반면 비트코인은 1% 미만 하락에 그쳤다. 미·이란 충돌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금이 더 큰 변동성을 보이며 전통적인 안전자산 역할에 대한 논쟁이 다시 제기됐다.
비트코인과 금의 흐름이 갈라진 것은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두 자산은 지난해 중반까지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이후 암호화폐 시장 급락으로 약 200억달러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되면서 흐름이 달라졌다. 이후 비트코인은 10월 고점 대비 45% 이상 하락한 반면 금은 약 30%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분쟁 초기인 토요일에는 하락했지만 이후 반등했고, 3일에는 7만달러 돌파에 실패한 뒤 6만7000달러대에서 거래됐다. 이 과정에서 금과 비트코인 모두 완전한 안전자산 역할을 하지는 못했지만, 상대적으로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더 작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달리오 역시 완전히 비관적인 입장은 아니다. 그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약 1%를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비트코인이나 금에 약 15%를 배분하는 전략이 "수익 대비 위험 비율이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자산 보호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다만 그 해법이 여전히 금 하나뿐인지, 아니면 비트코인도 대안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시장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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