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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자금 3억, 삼전·하닉에 ‘올인’” 사연 재조명…“살아있나요?”[이슈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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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코스피가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여파로 역대 최대 폭으로 폭락해 5100선마저 내준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698.37포인트(12.06%) 내린 5093.54에, 코스닥은 159.26포인트(14.00%) 급락한 978.44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10.1원 오른 1476.2원이다. 2026.3.4. 홍윤기 기자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격화하면서 국내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결혼 자금 3억원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전액 투자했다고 밝힌 한 공무원에게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4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공무원 A씨는 지난달 24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전세 보증금과 예식 비용으로 모아둔 현금 3억원을 국내 반도체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1억 5000만원씩 분산 투자했다는 글을 올렸다.

A씨는 “이 3억원이 1년 뒤 10억원으로 갈 거라고 믿는다”면서 “서울집에 한 번에 들어가려고 많은 고민을 했다. 아직 상승장 초입 같고 국내 주식 뉴노멀 시대에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19만 9700원, 하이닉스는 100만 2000원”이라며 평균 매수 단가도 공개했다.

투자 직후 흐름은 긍정적이었다. 지난달 26일 삼성전자는 21만 8000원, SK하이닉스는 109만 9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에 A씨의 글은 더욱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은 중동 전쟁의 전면전 확산이라는 돌발 악재에 부딪혔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고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동시에 커졌다.

4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698.37포인트(12.06%) 내린 5093.54에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 하락률은 역대 가장 컸다. 직전 역대 1위는 미국에 ‘9.11 테러’가 발생한 다음 날인 2001년 9월 12일 기록한 12.02%다.

코스피 하락폭도 역대 최대였다. 전날 코스피는 중동 긴장 고조에 452.22포인트 내려 역대 최대로 내렸으나 하루 만에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최근 이틀간 하락폭은 1150.59포인트에 달한다.

서울신문

공무원 A씨의 글에 달린 댓글. 블라인드 캡처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A씨의 게시물에는 안부를 묻는 누리꾼들의 댓글이 쏟아졌다. 한 이용자는 “살아있느냐. 난 너보다 평단이 다 높은데 눈물만 흐른다. 네 글을 보고 용기 내서 목요일 최고점에 삼전·하닉 다 샀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이에 A씨는 “버텨. 아직 시장에 돈도 많고 선거가 코앞인데 정부가 부양할 거야”라며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또 다른 댓글에선 “조정일 뿐이다. 하루하루 무빙에 신경 안 쓴다”며 태연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A씨의 투자에 대해 냉담한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누리꾼들은 “결혼 자금이나 전세금처럼 용처가 확실한 돈을 변동성이 큰 주식에 ‘몰빵(집중 투자)’하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도박이다”, “블라인드에 이런 인증글이 올라오고 사람들이 환호할 때가 역시나 인간 지표 고점이었다”, “하락장이 오면 결혼 생활 시작부터 흔들릴 수 있다”며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국내 증시 역사상 드문 급락 장세가 나타나면서 시장이 공포에 사로잡힌 모습”이라며 “살벌한 가격 움직임이 언제 진정될지, 현재 시점에서 주식을 팔아야 할지 고민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현재 공포 심리 속에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기업 이익 전망이 훼손된 상황은 아니다”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투매에 따른 매도 결정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 발발 시 사태가 장기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지만, 지금 보니 두 가지를 더 고려해야 했던 것 같다”면서 “분쟁을 넘어 전면전 성격을 띠면 예측이 어려워지고, 유가 불안은 종종 침체와 약세장을 야기시키곤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래도 이번 전쟁이 한 달을 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이란의 우방인 중국도 피해가 크기 때문”이라면서 “중국 원유 수입의 45%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하는 만큼 가만히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경민·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 상황의 출구가 가시화되기 전까지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이후에는 코스피 밸류에이션 매력과 실적 동력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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