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PG)(사진=연합뉴스) |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은 4일 임신 34~36주차께 중절수술을 받은 권모 씨에 대한 선고기일을 열고 권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수술을 진행한 병원장 윤모 씨에게는 징역 6년에 벌금150만원 선고했고 약 11억5016만원의 추징을 명했다. 또 중절수술을 직접 집도한 뒤 태아를 냉동고에 유기한 의사 심모 씨에게는 징역 4년이 내려졌다. 이들은 태아를 모체 밖으로 꺼낸 뒤 살해한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권 씨가 태아였던 피해자를 살해한다는 사실을 미필적으로나마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수술과정에서 태아가 출생할 수 있고 그 경우 의료진이 어떤 방법으로든 살아있는 피해자를 사망하게 할 것이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었으면서도 그런 위험을 용인했다”며 공모와 살인의 고의를 인정했다.
또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를 헌법불합치 결정하면서 형사처벌 조항이 없다는 피고인 측 주장에는 “태아가 생존 가능한 시점에서 인공적으로 배출돼 살아있는 사람이 된 이상 낙태죄가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으로서 살해가 적용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모체에서 갓 태어난 태아도 생명권이 인정되고 피해자가 태어난 이상 그 누구에게도 피해자를 살해할 권리가 없다”며 “살인은 어떤 이유에서도 정당화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권 씨가 영리적 목적으로 수술 후기 등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유튜브에 게시해 우리사회가 큰 충격을 받게됐다고 질책했다. 재판부는 권 씨가 국가의 한부모 지원 정책이나 입양절차 등을 알아보지 않고 중절 수술로 바로 나아간 점도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사회문화적으로 여전히 임신과 출산이 여성에게 더욱 큰 불이익으로 작용하는 점과 양육이 끊임없는 경제적, 정서적 노력을 요구하는 점 등을 언급하며 “임신중절의 경위와 배경을 고려하면 권씨를 비난하기 어렵고 오히려 참작할만한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또 헌법 불합치로 2021년 낙태죄의 효력 상실됐음에도 국회가 입법을 하지 않고 있어 입법 공백과 혼란이 발생했다고도 꼬집었다. 재판부는 “임신한 여성이 출산할 권리는 인격권에 따른 자기결정권”이라며 “형을 정함에 있어 범행의 책임을 온전히 이들에게 묻기 어렵다”고 설시했다.
한편 권 씨의 변호인을 맡은 김명선 국선변호사는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때까지 임신중절을 살인으로 기소한 것은 한차례도 없었다며 “검찰의 무리한 기소”라고 지적했다.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선 “마치 산모가 국가의 지원 정책을 알아봐야 할 의무가 있는 것처럼 판단한 것이 아쉽다”며 항소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