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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거래액 20조 붕괴…AX '사활'[NW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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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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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AI를 적용한 롯데홈쇼핑 방송 화면/사진=롯데홈쇼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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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샵 직원들이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분석 시스템 AI BI'를 이용하는 모습/사진=GS리테일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국내 홈쇼핑 산업의 '성장 마지노선'으로 통하던 취급고 20조 원 시대가 막을 내렸다. 단순한 실적 부진을 넘어 TV라는 전통적 매체의 영향력 소멸과 플랫폼 주도권 상실이 맞물린 구조적 몰락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벼랑 끝에 선 홈쇼핑사들은 인공지능(AI)을 경영 전반에 이식하는 'AX(AI 전환)'를 유일한 생존 카드로 꺼내 들었다.

'유통' 아닌 '부동산' 사업의 비극… 매출 42%가 송출료로 증발



4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발간한 '2025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홈쇼핑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방송사업매출은 2조6425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감소했다. 2020년 이후 3년 연속 내림세다. 전체 PP 매출 내 비중 역시 2023년 38.5%에서 지난해 37%로 쪼그라들었다.

가장 충격적인 지표는 취급고(거래액)의 추락이다. TV홈쇼핑협회 집계 결과, 지난해 7개 홈쇼핑사(GS·CJ·현대·롯데·NS·홈앤쇼핑·공영)의 전체 취급고는 전년 대비 4.4% 줄어든 19조3423억원에 그쳤다. 2019년 사상 처음으로 20조원 시대를 연 이후 5년 만에 다시 10조원대로 회귀한 것이다. 7개사 영업이익(3888억 원) 또한 2020년(7443억 원)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실적 악화의 직격탄은 과도한 '송출 수수료'다. 지난해 종합유선방송(SO) 전체 매출 중 홈쇼핑 송출 수수료 비중은 42.1%로 집계됐다. 시청자로부터 받는 수신료 비중(34%)을 크게 앞지른 수치다. 사실상 유통 이익의 절반 가까이를 방송 플랫폼 사업자에게 '자릿세'로 지불하는 기형적 구조다. 여기에 스마트폰 보급률 97% 시대, TV 없는 가구 확산은 홈쇼핑의 근간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은 이제 콘텐츠 경쟁이 아니라 막대한 송출료를 감당할 수 있느냐를 따지는 생존 게임 단계"라며 "TV 시청률은 떨어지는데 임대료는 오르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선 기술적 혁신 외엔 답이 없다"고 전했다.

루시·숏폼·자동화… AI가 깎아준 비용으로 '수익 방어'



사면초가에 몰린 홈쇼핑 업계가 선택한 돌파구는 AX다. 과거 단순히 온라인 몰을 강화하던 디지털 전환(DX)을 넘어, 제작·주문·검수 전 과정에 AI를 이식해 고비용 구조를 타파하겠다는 취지다.

롯데홈쇼핑은 AI 홈쇼핑 고도화에 가장 공격적이다. 가상 쇼호스트 '루시'가 진행하는 패션 프로그램은 론칭 이후 누적 주문액 500억 원을 돌파했다. 방송 초기 캐릭터 형태였던 루시를 실제 인물에 가까운 그래픽으로 진화시켜 몰입도를 높인 결과다. 타 방송 대비 주문 실적은 50% 이상 높다.

제작 공정의 효율화도 궤도에 올랐다. 롯데홈쇼핑은 AI를 활용해 인기 방송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자동 생성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월간 숏폼 제작량은 기존 대비 30배 이상 늘어난 1천 건 수준까지 확대됐다. 자동주문전화(ARS) 주소를 문자로 변환하는 '주소봇'을 도입해 인식률을 개선하고 상담 속도를 높인 점도 성과로 꼽힌다.

GS샵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비주얼 콘텐츠 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3D 모델링 스타트업 '리콘랩스'와의 기술 검증(PoC)을 통해 모델이 옷을 갈아입지 않고도 사진 1장으로 다양한 착장을 구현하는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방송 인서트 영상 제작 시간은 기존 대비 90% 단축됐으며, 실제 방송에 적용된 결과물만 128건에 달한다.

KT알파 쇼핑은 AI 기반의 디지털 전환으로 실제 재무제표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생성형 AI를 방송 인트로부터 음악, 성우 음성까지 전방위로 적용해 비용 구조를 최적화했다. 업황 부진 속에서도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8% 성장한 배경이다.

데이터 주권 회복이 생존 관건… '플랫폼'으로의 재편 사활



홈쇼핑 업계는 AI 도입을 통한 비용 절감 단계를 넘어, 데이터 주권 확보를 통한 '지능형 커머스'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단순히 방송 제작비를 아끼는 수준으로는 쿠팡과 같은 거대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승산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GS샵이 정식 가동한 'AI BI(Business Intelligence)'는 그 전환점이다. 상품·고객·채널 데이터를 자연어 대화 방식으로 분석해 신상품 기획과 방송 전략을 수립한다. 감(感)에 의존하던 전통적 편성 방식에서 탈피해 데이터에 기반한 '정밀 타겟팅'을 실현하겠다는 포석이다.

타겟 특화 전략도 구체화되고 있다. NS홈쇼핑은 NHN와플랫과 손잡고 AI 기반 시니어 케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시니어 고객의 건강 데이터를 쇼핑과 결합해 '토탈 라이프 플랫폼'을 지향한다. 이는 TV 채널권이라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특정 타겟층의 라이프스타일을 점유해 모바일 앱으로 고객을 유인하려는 전략이다.

롯데홈쇼핑은 사내 업무와 협력사 지원에도 AI를 전면 배치했다. AI 챗봇 '벨리궁그미'는 사내 문의 2만 건을 처리했으며, 협력사 지원용 챗봇 '모니'는 월 1500건의 상담을 소화하고 있다. 상반기 내 시험 성적서 자동 판독 기능을 추가해 법적 필수 서류 검증까지 자동화할 계획이다.

전호진 롯데홈쇼핑 성장전략부문장은 "AI 기술을 콘텐츠 제작부터 업무 시스템, 파트너사 지원까지 확대 적용하고 있다"며 "AI 고도화를 통해 고객에게는 새로운 쇼핑 경험을, 임직원과 파트너사에는 실질적인 효율 개선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효정 기자 quee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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