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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의 유통맵] '두쫀쿠' 가고 '봄동' 왔다…2030 홀린 초록빛 봄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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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봄동 검색어 관심도 급상승…2008년 예능 '1박2일'서 재조명
헬시 플레저 열풍 속 고열량 디저트 피로감…제철 채소에 대중 관심
아주경제

이경호 홈플러스 채소팀 바이어가 1월 27일 서울 등촌동 ‘홈플러스 메가 푸드 마켓 라이브’ 강서점에서 ‘진도 겨울 봄동’과 ‘진도의 바람이 길러낸 알배기’를 소개하고 있다.[사진=홈플러스]



겨울의 묵은 때를 벗겨내는 아삭한 소리가 식탁 위를 가로지른다. 붉은 고춧가루 양념을 입은 봄동 잎사귀 위로 샛노란 반숙 달걀이 흘러내릴 때 코끝을 스치는 것은 진한 참기름의 고소한 향기다.

소셜미디어를 반년 넘게 점령했던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의 끈적한 단맛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에 노지(露地)의 거친 숨결을 머금은 초록색 봄동이 당당히 깃발을 꽂았다. 화려한 토핑도, 인위적인 쫀득함도 없지만 제철 채소가 주는 생동감에 젊은 층의 입맛이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강호동이 쏘아 올린 ‘초록색 역주행’
최근 소셜미디어에는 각종 봄동 비빔밥 조리법과 후기·인증 사진이 줄을 잇고 있다. ‘두쫀쿠 다음은 봄동’이라는 말까지 유행어처럼 번진다. 실제 데이터도 이 ‘초록빛 열풍’을 증명한다.

특정 검색어가 온라인에서 얼마나 검색되는지 알려주는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봄동’의 검색어 지수는 4일 기준 최고치 ‘100’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1329% 검색량이 폭증한 수치다. 구글 트렌드는 특정 키워드의 검색량 변화를 0~100 범위로 표시해 소비자의 관심 변화를 보여준다.

이 이례적인 유행의 도화선은 18년 전의 기록이었다. 2008년에 방영된 KBS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서 방송인 강호동이 봄동 겉절이를 만들어 야무지게 먹던 영상이 유튜브와 숏폼(짧은 영상)에서 재조명받기 시작한 것이다.

강호동의 먹방(먹는 방송)은 조회수 500만회를 돌파하며 2030세대의 식욕을 자극했다. 인위적인 단맛에 지친 젊은 층에게 ‘제철 채소’라는 원초적인 식재료가 눈길을 끈 셈이다.

봄동 유행은 ‘당 과부하’에 대한 반작용으로 관측된다. 두쫀쿠 1개의 열량은 크기에 따라 400~600kcal에 달한다. 밥 한두 공기와 맞먹는 수준인 데다 정제 탄수화물과 당류가 다량 들어간다.

건강을 즐겁게 관리하는 ‘헬시 플레저’ 열풍 속에서 두쫀쿠와 같은 고열량 디저트에 피로감을 느낀 대중이 제철 채소로 시선을 돌렸다는 것이다.

봄동은 겨울에 파종해 봄에 수확하는 채소다. 잎이 옆으로 퍼져 있고 배추보다 단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아삭한 식감 덕에 겉절이나 나물무침으로 많이 활용된다. 비타민과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채소이며 열량도 100g당 23kcal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봄동 가격 2달새 97.8% 급등…유통가 마케팅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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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샘표]




봄동의 열기는 숫자로 확인된다. 4일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서울 가락시장 봄동(상 등급) 15㎏의 평균 도매가는 4만4739원으로 한 달 전(3만7447원)보다 19.5% 올랐다. 1월(2만2618원)에 비하면 97.8% 급증했다. 지난달 11일에는 6만 원 선까지 치솟기도 했다.

대형마트 등 소매 채널에서도 지난해 한 포기에 2000원대 안팎이던 봄동이 최근에는 5000원을 넘기기도 하는 등 가격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산지·계절 마케팅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12월 31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진도 겨울 봄동’의 3주간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진도의 바람이 길러낸 알배기’ 매출도 24% 늘었다.

이경호 홈플러스 채소팀 바이어는 “이상기후 등으로 인한 수급 변동성을 고려해 판매 5개월 전 진도 봄동과 알배기 파종 시기에 맞춰 좋은 상품을 빠르게 수급할 수 있는 농가를 발굴했다”고 말했다.

이마트에서는 2월 봄동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식품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상의 김치 브랜드 종가는 올해 1월 시즌 한정 제품 ‘봄동겉절이’를 출시했다.

배추김치 일변도에서 벗어나 제철 채소를 활용한 별미 김치 수요가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내산 봄동과 부재료를 사용해 신선한 맛을 강조했다.

샘표는 ‘새미네부엌 김치양념’ 1+1 기획전을 진행하며 관련 수요 공략에 나섰다. 새미네부엌 김치양념은 양파, 마늘, 액젓, 풀 등 겉절이에 필요한 재료를 한 팩에 담아 고춧가루와 섞어 버무리기만 하면 5분 만에 봄동 겉절이를 완성할 수 있는 제품이다.

샘표 관계자는 “제철이 지나기 전 간편하게 봄동 겉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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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상]



아주경제=조재형 기자 grind@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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