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효성·효성중공업의 하도급법 위반 혐의 사건을 동의의결로 종결했다. 두 회사는 기술자료 관리 절차를 전면 개선하고 수급사업자 지원을 위해 총 34억2960만원 규모의 상생자금을 집행하기로 했다.
4일 공정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발전·동력기기(전동기) 제조를 위탁하는 과정에서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요구·사용한 행위와 관련해 제기됐다.
공정위는 신청인들의 동의의결 신청을 받아 지난해 5월 23일 절차 개시를 결정한 뒤, 잠정안을 마련해 지난해 10월 이해관계인 및 관계부처 의견을 수렴했다. 이후 추가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했다.
공정위는 실제 수급사업자 피해가 확인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재 중심 접근보다 수급사업자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종안에 따르면 효성과 효성중공업은 의결 즉시 수급사업자로부터 제공받은 기술자료를 '사전 승인 및 사후 검수' 목적에 한해 활용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기술자료를 요구하거나 제출받은 부품도면과 동일한 도면을 작성·등록·관리하는 행위를 중단하기로 했다.
또 기술자료 요구 및 비밀유지계약 체결 관련 관리 시스템을 개선하고 정기 자체감사를 실시해 결과를 공정위에 보고하기로 했다. 기술자료 개념·예시·판단기준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작성·배포하고,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교육과 평가도 실시한다. 수급사업자로부터 제공받은 기술자료에 대해 정기점검을 실시해 보유 목적이 달성됐거나 보유기한이 만료된 자료는 폐기하기로 했다.
상생·협력 지원 방안은 총 34억2960만원 규모다. 이중에서 기술자료 요구·유용 행위 대상이 된 수급사업자에 대해 노후금형 신규개발, 부품 경량화, 안전등급 획득, 산학협력 등을 위한 11억2960만원을 지원한다. 나머지 23억원은 생산성 향상과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상생자금으로 마련한다. 설비 구입자금 16억4000만원을 비롯해 휴게시설·이동식 에어컨 등 근로환경 개선(2억4000만원), 안전설비 구입 지원(4억2000만원) 등이 포함됐다.
공정위는 주요 수급사업자 12곳 의견을 청취한 결과 모두가 동의의결안에 만족감을 표하며 제재보다 실질 지원을 담은 방식으로 처리해주길 희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2022년 7월 하도급법상 동의의결 제도 도입 이후 기술유용 행위에 동의의결이 적용된 첫 사례다.
공정위 관계자는 "수급사업자들의 이익을 실질적으로 보호·증진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번 동의의결이 제조업 전반에 기술보호 문화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돼 하도급 생태계 전반의 실질적인 상생 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한국공정거래조정원과 함께 신청인들이 본건 동의의결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면밀하게 점검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기술유용 행위에 대한 감시를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주경제=장선아 기자 sunris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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