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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반인륜’ 형법 공식화…“아내 폭행 허용·동성애는 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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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아프카니스탄 여성들.[뉴시스]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아내에 대한 남편의 폭행을 사실상 허용하고 동성애를 사형으로 처벌하는 등 전근대적이고 가혹한 법령을 공식화했다.

2일(현지시각) CNN은 아프가니스탄 인권 단체 ‘라와다리’가 입수해 공개한 탈레반의 새 형법 조문 내용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2021년 8월 탈레반 재집권 이후 이들의 가혹한 처벌 관행이 법령에 명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개된 법령에 따르면, 남편이 아내를 때리더라도 뼈가 부러지거나 외상 또는 멍이 생기지 않을 정도의 폭행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 만약 아내가 골절이나 상처를 입어 판사에게 호소할 경우에만 남편에게 징역 15일형이 선고된다.

충격적인 점은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이 여성 폭행보다 무겁다는 것이다. 개나 수탉을 강제로 싸우게 하는 등 동물을 학대할 경우 징역 5개월에 처한다. 아내를 폭행해 골절상을 입힌 남편보다 동물학대범이 더 엄중한 처벌을 받는 셈이다.

성적 소수자에 대한 탄압 수위도 한층 높아졌다. 법령은 동성애를 비롯해 이른바 ‘이슬람 교리에 어긋나는 성관계’를 지속할 경우 사형에 처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절도, 이단, 마법 등에 대해서도 사형 선고가 가능하다.

통제의 칼날은 교육 현장과 가정으로도 향했다. 교사가 학생을 때려 뼈를 부러뜨릴 경우 단순히 직위 해제 처분만 내려지며, 아버지는 자녀가 기도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체포 및 처벌할 권한을 갖는다.

인권 전문가들은 이번 법령이 여성의 사법 접근권을 완전히 차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프가니스탄 샤리아(이슬람 율법)상 여성의 증언은 남성의 절반 가치로만 인정되는 데다, 여성이 남성 보호자 없이 외출하는 것 자체가 금지되어 있어 폭력 피해를 알려 구제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인권 운동가 마부바 세라지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남자의 말이 곧 법이며, 그들이 여성을 완전히 지배할 권리를 갖게 됐다”며 “과거에는 법원이나 판사에 대한 두려움이라도 있었지만 이제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폴커 튀르크 UN 인권최고대표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인권이사회에서 “이번 법령은 여성과 아동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하는 것”이라며 “아프가니스탄은 인권의 묘지가 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은 인종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가 성별에 기반해 재현된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탈레반 정권은 최고 지도자 히바툴라 아쿤자다를 모욕할 경우 채찍 39대와 징역 1년, 고위 관리를 모욕할 경우 징역 6개월과 채찍 20대에 처하는 등 정권 비판에 대해서도 강력한 처벌 규정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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