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라스라판의 액화천연가스 시설. 카타르는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LNG 생산을 중단했다. 사진=연합뉴스 |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로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했다. 유럽뿐 아니라 아시아 경제 둔화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이어질 경우 2022년 에너지 위기 수준의 공급 충격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유럽 가스 가격의 기준인 네덜란드 TTF 선물은 3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35% 급등하며 MWh당 60유로를 돌파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76% 상승했다. 동북아 액화천연가스(LNG) 기준가격인 JKM도 1년 만에 최고치인 43유로 수준까지 올랐다. 영국 가스 가격 역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시장 불안의 진원지는 호르무즈 해협이다. 전 세계 LNG 물동량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이란은 해협 폐쇄를 선언했고, 미국은 "항로는 열려 있다"고 반박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세계 최대 LNG 생산국 중 하나인 카타르는 드론 공격 이후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골드만삭스는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글로벌 LNG 공급이 약 19%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골드만삭스는 해협 통행이 한 달간 중단될 경우 TTF와 JKM 가격이 74유로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2022년 유럽 에너지 위기 당시 수요 파괴가 나타났던 가격대다. 당시 유럽 가스 가격은 2022년 8월 MWh당 345유로까지 치솟으며 대륙 전역에 생활비 위기를 촉발했다.
미국과 달리 유럽은 전체 가스 공급의 약 25%를 LNG에 의존하고 있다. 전 세계 LNG 생산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 인근 지역에 집중돼 있어 장기 차질이 발생할 경우 공급 압박이 불가피하다. 스티펠의 크리스 휘튼 애널리스트는 "유가보다 유럽 가스 가격이 훨씬 더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에너지 가격이 1년간 10% 상승할 경우 영국과 유로존 GDP가 각각 0.2%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아시아 역시 충격에서 자유롭지 않다. 인도의 LNG 수입 중 58%가 중동산이며, 중국도 26.6%를 해당 지역에 의존하고 있다. 싱가포르 역시 LNG 수입의 27%를 중동에서 조달한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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