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은 17일 밤 10시 영화 ‘소주전쟁’을 방영한다. 1997년 IMF 외환 위기, ‘국민 소주’를 만들던 국보 그룹이 무리한 계열사 확장 끝에 파산 위기에 빠진다. 글로벌 투자사 솔퀸의 직원 인범(이제훈)은 국보 소주의 경영권을 노리고 회사에 접근한다. 인범은 컨설팅을 명분으로 회사 내부 정보를 빼내면서, 뒤에서는 국보 그룹의 부실 채권을 야금야금 사 모은다. 한편, 평생 회사를 위해 헌신한 국보 그룹의 재무 이사 종록(유해진)은 벼랑 끝에 내몰린 회사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인범은 그런 종록이 미련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점차 그와 가까워지며 연민을 느낀다.
영화는 실제 진로 그룹의 파산과 그 배후에 있었던 골드만삭스의 치밀한 설계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소주 기업을 둘러싼 인물들은 누가 더 악한지 겨루듯 배신에 배신을 거듭한다. 회사가 삶의 전부인 종록과, ‘회사는 돈벌이 수단일 뿐’이라는 인범의 상반된 가치관이 부딪치며 극을 이끌어간다. 어려운 금융 업계 용어들이 쏟아지기 때문에, 흐름을 따라가려면 집중력이 필요하다.
흥미로운 실화를 영화로 옮기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자본의 탐욕에 대한 비판을 담았다. 고의로 회사를 파산 직전까지 몰아넣고, 매각으로 차익을 챙기는 작전을 ‘선진 금융 기술’로 포장하는 투자사부터, 사익에 눈먼 기업 회장, 직업 윤리를 저버린 변호사와 판사까지. 돈 앞에서 무너지는 윤리를 적나라하게 그려낸다. 약자가 넘어지는 순간, 가차없이 집어삼키는 차갑고 비정한 자본의 세계. 보고 나면 소주처럼 뒷맛이 씁쓸하다.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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