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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무시’ 트럼프, 이번엔 아프간전 동맹 희생까지 ‘경시’···영국 “어떻게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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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기간 중 외투를 정돈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대를 겨냥해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전선에서 떨어져 있었다고 말한 데 대해 동맹국인 영국을 중심으로 분노가 확산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린란드 병합을 주장하며 나토 동맹을 뒤흔든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동맹 조롱’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실은 이날 “미국이 (2001년) 9·11 테러를 당한 후 아프가니스탄에서 영국군 포함 나토 군대가 한 역할을 폄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총리실은 다른 나토 동맹국 군인들과 함께 “영국 군인 457명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목숨을 잃었고 더 많은 이들이 부상당했다”면서 “우리는 우리 군대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그들의 헌신과 희생은 결코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요청할 때 나토가 미국을 지원해줄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며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상황을 끌어들이자 대응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나토)은 아프가니스탄에 병력을 파견했다고 말할 것이다”라며 “실제로 파병하긴 했다. (하지만) 그들은 최전선에서 조금 떨어진 후방에 주둔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전쟁 참전국 사망자 통계 등 현재까지 파악된 사실관계와는 거리가 있다. 앞서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발생 이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을 배후로 지목하고 국제 연합군을 모아 아프간 전쟁을 개시했다. 9·11 테러는 나토 회원국 간 집단 방위 의무를 나토 조약 5조가 발동된 유일 사례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2001년부터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약 20년 동안 진행되는 사이 총 3486명의 나토군이 사망했다. 이 중 대다수는 미군(2461명)이지만, 영국군은 물론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등 동맹국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 캐나다군 사망자는 165명으로, 1950년대 한국 전쟁 이후 최다 숫자라고 가디언은 짚었다. 덴마크 군대에서는 44명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미국을 제외한 국가 중 인구 대비 가장 높은 수치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서는 “어쩌면 우리는 나토를 시험대에 올렸어야 했을지도 모른다”며 “(나토) 조약 5조를 발동해 나토가 이곳으로 와서 불법 이민자들의 추가 침공으로부터 우리 남부 국경을 보호하도록 했다면 국경순찰대 다수를 다른 임무에 투입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인 21일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열린 스위스 다보스 연설에서도 “나토의 문제는 우리는 그들을 위해 100% 있어 주겠지만 우리가 ‘신사 여러분, 우리가 공격받고 있습니다’라고 호소할 때 그들이 우리를 위해 있어 줄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벤 오비스-젝티 영국 보수당 하원의원은 “우리 국가와 나토 동맹국들의 희생을 미국 대통령이 경시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에드 데이비 자유민주당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군 복무 회피 의혹을 거론하면서 “어떻게 감히 그들(영국군)의 희생을 의심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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